- 확실히 벗습니다 쑈걸 총출동
- 말과 기수가 다쳐도 행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쭈~욱


지난 7월 20일부터 8월 18일까지 서울경마공원 전역에서는 야간경마 축제 행사가 펼쳐졌다. 시행내역을 보면 수영복 패션쇼, 스포츠댄스, 파라오댄스, 러시아 아라비안나이트 공연, 삼바댄스등이 시상대 행사의 전부다.

문제는 행사의 빈약함이 아니다. 시상대에서 펼쳐진 행사들이 3류 밤무대를 옮겨놓은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선정적인 무대 일색이었다는 점이다. 일부는 국적조차 불명한 무희들이 반라의 의상으로 엉덩이를 흔들어댔다. 고성과 기성을 섞어 분위기를 살리는 디스크자키. 끈적끈적한 붉은 조명.

성행위를 묘사한 춤이 이벤트 공연이라는 허울좋은 미명 아래 경마장을 '나이트클럽'으로 만들었다. 경마적인 내용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저급한 밤무대의 재현으로 일관한 이번 축제행사를 정상적인 경마팬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3~40대인 주고객층을 대상으로 행사를 기획했다는 대답은 고객서비스의 현 주소를 보여준다. 질펀한 밤무대쑈에, 사랑하는 가족 또는 연인을 동반하는 비정상적인 가족만 이번 축제에 초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수은 불빛 아래 청계산의 수려한 풍광을 배경으로 말들이 달린다.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찾아 가족과 함께 연인과 함께 서울 경마공원으로 나들이 하세요. 마사회의 야간경마 홍보내용이다. 그런데 가족과 연인앞에서 벌거벗은 여자들의 춤을 보여주고 그들이 타겟으로 삼은 3~40대의 성인들도 보기 민망한 성행위 묘사 춤을 보여준다.

이쯤되면 그들이 맞이한 손님은 경마팬이 아니라 경마꾼들이며 그것도 저속하고 난잡하고 유치한 것들을 즐기며 환호하는 사람들인 셈이며 경마장을 찾는 모든 사람은 그렇다는 경영방침에 의해 준비한 이번 행사는 결과적으로 경마는 레져가 될 수 없다는 명제를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는 평가다.

따져보면, 재산을 탕진하고 가정을 파산시킨 주범으로 몰려 사회적으로 냉대받는 이땅의 경마팬들은 궂은 날씨에도 야간 경마장을 찾았다. 그런데 벌거벗은 여자들의 춤만 보여준다. 공중파 방송도 포기한 미스코리아대회를 흉내내 수영복 패션쇼를 한다.




너희들은 노름꾼이니 그냥 보고즐기라는 소리다. 경마꾼이 천박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우리도 안다. 그러니 이것도 과분하지 않냐는 물음이라는 것이 경마팬들의 반응이다.

마사회장은 한술 더 떠 "비오는날 집안에서 고스톱 치지 말고 경마장와서 돈많이 따가"란다. 한 경마팬은 "마사회가 경마를 국민의 레져오락으로 키우고 선진 경마문화를 창달하기는 커녕 모두를 천박한 노름꾼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라고 흥분했다.

그뿐 아니다. 대형 앰프를 동원한 행사 소음에는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본장 관람대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설치한 확성기는 무더운 날씨속에 실외 관람을 택할 수밖에 없던 많은 경마팬을 더욱 짜증나게 했다. 밤무대의 귀가 째지는 음악을 정면으로 강요받아야 했고 피할 곳도 없었다. 야간 경마 축제행사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참다못한 경마팬들은 음악을 끄라고 소리쳤고 지나는 장내정리요원과 청소원에게 나이트클럽에 어울리는 술과 안주를 달라며 이번 행사를 비난하기도 했다.

우려하던 사고가 발생한 것은 야간경마 마지막날인 18일 10경주. 주로에 출장하던 말들이 당황하기 시작했다. 행사장인 시상대 앞쪽으로 오던 말들은 음악소리에 놀라 요동쳤고 급기야 해당경주의 우승마였던 "탑마운틴"의 기수는 말에서 떨어졌다. 오던 방향으로 되돌아 가려던 말과 한참을 씨름했고 시간을 넘긴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겨우 진정됐다.

이를 지켜보던 백원기(前기수.49세)씨는 "말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쉽게 놀란다며 더 큰 사고가 생기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마사회의 안전 불감증을 볼 때 대형사고는 이미 준비되어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더 이상 경마장을 싸구려 시장판으로 만들일이 아니다. 스스로를 격하시키고 찾는 이를 싸구려로 만드는 대고객서비스는 안된다. 서비스의 개념을 이해 못하겠고 방법을 모르겠다면 물어라. 그것이 창피하다면 아예 서비스를 하지 말자.

“경마장의 품격이 떨어짐에 자존심 상한 사람들 많습니다. 경마팬에게도 품격은 있습니다. 품격없는 경마지만 최소한의 가치를 유지하며 이곳을 찾는 경마팬들 많아요. 평가절하시키지 말라고 하세요. 그리고 제발 우리의 아이들이 경마장의 퇴폐에 물들지 않게 해주세요” 한 경마팬의 조용하지만 엄숙한 소리였다.








Copyright 1999-2020 Zerobo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