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협회가 독립하여 법인으로 출발한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제2대 회장을 뽑는 선거가 내일로 다가왔습니다.
공정경마구현과 기수의 권익제고를 목표로 발족한 협회는 나름대로의 업적과 경마문화발전에 기여해왔습니다.
경마팬과 기수의 만남, 친선 체육대회, 팬사인회등을 통하여 애증의 관계였던 둘의 사이를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던 것이죠.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요. 좋은일 가운데는 나쁜일도 많다는.
기수협회가 경마팬을 사법고소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도 있었고, 보험 리베이트를 받아 착복한 불법도 드러났습니다.
특히, 리베이트건은 사태 진전에 따라서 사법조치가 적용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협회의 분열을 제공하여 결국 존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자연인이 아닌 법률상 권리 의무의 주체인 법인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것은 소속원 모두가 책임져야 할 공공의 의무이기도 합니다.
대표자가 법률적 책임을 전담한다 해도 소속원들의 도덕적 책임까지 짊어질 수는 없을 것입니다. 소속원이 대표자의 비행을 몰랐다 해도 스스로 뽑은 회장을 감시할 의무는 당연히 피선거권자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제3자인 본인이 남의 선거에 왜 간섭하느냐는 항의를 일축하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스스로 지키지 못한 협회의 투명성에 관해서는 여러분 모두가 공모자이며 미필적 고의에 의했다 해도 방조자의 누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까닭입니다.
기수여러분! 여러분의 협회는 지금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습니다.
어떤 것이 옳고 그르냐는 초등학생용 질문을 주저없이 드릴 정도로 딱한 처지가 바로 여러분입니다.
새롭게 출발하십시오.
지난 과거를 반성하고 그를 발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십시오.
그리고 승리하십시오.
주는밥에 만족해서 더러워도 못본척, 개혁보다는 이대로를 외치지 마십시오.
그래서 깊은산 오솔길옆의 더러운 물만 고이고 아무것도 살지 않는 연못처럼 여러분의 직장을 만들지 마십시오.
경마팬이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고 격려하면서 여러분이 흘린 땀의 가치를 인정하게 해주십시오.
우리 아이들과 여러분의 아이들이 손잡고 경마공원에서 뛰어 놀게 해주십시오.
그래서 청계산 허리로 무당벌레 하나 휘익 지나간 후에 드러난 검은 물만 고인 연못이 여러분의 직장이라고 말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