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어제 발표된 마사회의 2차 답변서와 진행상황들의 추이는 또 다른 실망과 분노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마사회의 처리능력에도 심각한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첫째, 사은품의 발상은 어디서 나온 것인가?
왜 이 시점에서 은혜를 감사히 여긴 답례품이 고려되어야 하는지 의아스럽지 않을 수 없다.
그 동안 누적되어온 고객홀대의 섭섭함이 이번 사태의 부당성과 합쳐져 폭발한 많은 고객들의 원성과 분노에 두당 삼천원의 지하철 패스카드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진 어느 고객의 말처럼 열심히 지하철 타고 계속 경마장에 오라는 것이냐는 자조 섞인 우롱을 받고 있다.
사은품 때문에 마사회는 3억원의 특별예산을 긴급 편성했다.
기존 마사회 고객서비스팀의 1년 예산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긴축예산과 예산상의 부족을 들어 그 동안 외면해온 대 고객 사은품이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우리는 12일 토요일에 마사회 중문입구에서 이를 손에 받아 쥐며 새로운 대 고객 서비스개선의 획기적인 청신호라고 반기며 감사해야만 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이번 사태로 전산팀 말단직원의 사표를 받았다는 소식은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한다.
우리는 이 사회에서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등장하던 희생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큰 정치적인 사건이나 경제 파탄의 뉴스에 항상 모든 책임을 대신 뒤집어 써온 불쌍한 희생타가 이번에도 예외 없이 등장하여 억울한 희생을 강요당한 것이다.
만일, 전산직원의 사표가 수리된다면 그 후임은 과연 아무 근심 없이 불운한 자리에 배속된 불운을 한탄하지 않으며 그 자리에서 소신껏 일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이미 전산기기 장애발생은 이번 사건의 핵심이 아님을 강조한 바 있다.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전산사고가 아닌 장애 발생 후의 경마개최 집무위원의 처리 매뉴얼 부족과 판단착오를 지적했던 것이다.
마사회 스스로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영자율권마저 기재되어 있지 않은 한국마사회법과 부실 투성이의 경마시행규칙만을 책상 위에 펼쳐놓고 사태를 처리한 경마개최집무위원의 무능력과 무소신은 다시 심판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셋째, 일부 P.C통신 경마 동호회의 운영진과 항의고객을 상대로 한 회유와 향응제공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이에 대한 제보를 받고 경악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제보가 사실이라면 해당당사자들은 그 책임의 소재를 분명히 해야할 것이며 이를 위해 마사회는 불미스러운 소문의 진상에 대해 지체 없는 조사착수와 함께 조사사실을 밝혀야할 것이다. 또한 이번 사건이 존재하지 않는 사실의 유포였다 할지라도 그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혹 없는 해명의 소재는 당사자들에게 있음을 분명히 한다.
떳떳한 경마고객의 권익보호를 위한 이번의 경마소비자운동에 불순한 음모가 게재되어 경마소비자의 주권을 음해 하려는 그 어떤 불순한 의도도 우리는 경계한다.
또한 그런 시도는 용납할 수 없는 절대절명의 과제임을 우리 스스로 다짐해두는 바이다.
경마발전의 축은 각 경마관련 단체와 경마고객이 함께 이뤄나가야 한다는 명제는 이미 낡은 얘기이다. 우리의 경마발전은 경마소비자의 권익과 편익을 전제하는 가운데 편성되어야 앞당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의 요구사항을 재 천명해두며, 기존의 회원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입회한 신입회원 모두를 망라하여 경마고객의 권익과 편익을 도모하는데 앞장서고 대변하는 경마소비자 단체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선언한다.
이미 밝힌 대로 이번 사태에 대한 법률적 책임을 묻기 위한 법률적 판단의 요구방침은 유효하다.
경마고객을 대표한다는 그 어떤 단체의 사태해결과 수용의 선언을 우리는 인정하지 않으며 사태해결을 위한 독자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밝혀둔다.
2000년2월11일 공정경마운동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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