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경마 필승 야전비법 10 최기인
2002-01-12 오후 8:47:19 조회 : 3802
자, 드디어 새해 첫 경마가 시작됐습니다. 콩닥콩닥 두근두근 뛰는 경마팬들이 많으실 겁니다. 2주밖에 안됐는데 참 길기도 하다 푸념도 많았습니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아는 법이고 시작이 반이라 했습니다. 경마팬 여러분 모두들 멋지게 한구라하십쇼!
포커 격언에 '초이스는 과학이고 베팅은 예술이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마도 똑같습니다. 경주분석은 과학일테고, 베팅은 그야말로 예술이 돼야 합니다. 마필 능력연구, 레이스 추리, 기수와 마방 승부의지 간파, 주로 분석...모두가 과학적,논리적으로 결론이 나와야 하지요. 워낙 변수가 많아 자타공인 검증된 틀이 없는게 아쉽지만 나름대로 논리가 없는 경주분석은 오링의 지름길일 겁니다.
그럼 베팅은...이거야말로 예술이지요. 승부의 성패는 사실 여기서 갈립니다. 기껏 말 잘 골라놓고 베팅에서 놓친 경주가 어디 한두개입니까. 설마하고 한구멍 줄였다가 뒤통수 맞고 혹시나 하고 구멍 늘려놨더니 앞으로 남고 뒤로 밑져버린 경험 남의 일 아닐 겁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굳게 맘먹고 갔다가 웅성웅성 소스 얘기에 솔깃해 맘 바꾸고 땅친게 한두번입니까. '너밖에 없다' 확신해놓고 손 떨려 액수 줄였더니 남는거 하나도 없더라는 얘기는 아예 고정 레퍼토리입니다.
올해는 맨날 되풀이되는 한숨의 고리를 한번 끊어봅시다. 경마는 최고의 레저지만 허구헌날 지기만해서야 무슨 얼어죽을 레저가 되겠습니까. 맘 독하게 먹고 한번 이겨봅시다.
경마수칙 10가지를 모아봤습니다. 이기는 경마를 위한 철저히 '야전규범'입니다. 달달달 외워보세요.
1. 한넘만 패라
'주유소습격사건' 보셨습니까. 고지식한 깡패 유오성의 대사입니다. 이거 경마하는 사람 귀담아 들을 명언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말도 많고 기수도, 마방도 많은데 무슨 재주로 다 살펴봅니까. 석달에 한번, 아니면 1년에 한번 승부거는 말 어떻게 일일이 기억하나요. 60명 넘는 기수 다 읽을수 있습니까. 안되지요. 택도 없지요. 딱 한넘만 잡고 보는게 상책입니다. '관리마 분석' 바로 그겁니다. 맘에 드는넘 하나 골라 죽자고 따라붙어보자구요. 한달에 한넘,세달에 한넘, 아니면 1년에 딱 한넘만 봐도 됩니다. 뒤로 갈수록 배당은 커질테니 제대로 베팅하면 올해 마계부는 당근 흑자결산할 겁니다.
2. 의심나면 죽어라
고스톱 쳐보셨지요. '열고'해서 따는 넘 봤습니까. 하루 11경주 강승부하며 버틸 장사 없습니다. 한국은행 끼고 해도 반년이면 거덜날게 분명합니다. 전문가들 허구헌날 '승부경주' 타령합니다. 하지만 경마팬들 대부분이 그걸 못합니다. 가랑비에 옷젖는다고 조금씩 잃다보면 어느덧 지갑은 텅텅 빕니다. 이거 이유 다른데 있는거 아닙니다. 바로 혹시나...하는 의심증탓입니다. 요넘 요거 요번에는 될것같네...저넘 저거 빠지겠네...혹시 하며 의심하고 혹시 하며 기대를 걸기 때문입니다. 치유법? 간단합니다. 의심나면 무조건 죽는겁니다. 줄서기도 힘겨운데 커피라도 한잔 마실겸 넓은데로 가서 쉬세요.
3. 열받을땐 연식하라
승부경주에서 패하면 무지 열받습니다. 기껏 다스려논 마음이 흐트러져서 그야말로 눈에 보이는게 없어지죠. 희한한건 열받으면 고배당만 눈에 띄는 겁니다. 돈있을땐 그리도 크게 보이던 5.0배가 우습지 않습니까. 20배는 넘어야 지를만 합니다. 하기야 '푼돈'밖에 안남았는데 반본전이라도 건지려면 그길밖에 없겠죠. 당근, 실패만 따라오지 않던가요? 나 열받을때 고배당 딱딱 걸려 본전 시켜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아쉽게도 마판은 인정사정 없답니다. 잃고 열받을때 반본전 하는 길은 연식이 최곱니다. 맞추기 쉬운데다 일확천금의 욕심도 줄여줍니다. 배당 낮다고 무시하지말고 조금이나마 '총알'을 다시 모아보세요.
4. 믿는넘 끝까지 믿어라
예상지 사시죠? 인터넷으로 예상 보시죠? 몇개나 참고하십니까. 혹시 이것저것 골라보고 나름대로 엇비슷하게 종합해서 찍지 않습니까? 또 어떨땐 한 세경주쯤 내리 못맞추는 예상지들고 씩씩거리다 다른 예상지 기웃거리지는 않나요? 예상은요, 누구나 비슷하답니다. 어느정도 수준만 되면 적중률은 키재기가 된다 이 말입니다. 마요일별로 편차가 있을 뿐이지요. 한달만 지나 보세요. A 예상지나 B 전문가나 맞출만큼 다 맞춰낸다 그거지요. 하루에 하나도 못맞추는 예상가는 없습니다. 1년에 한두번쯤 그런 날이 있을진 몰라도 다음날엔 또 신들린 듯 맞추게됩니다. 단 '사이비'는 빼고요. 이걸 몇개 내리 헛방만 찍었다고 쳐다보지 않는 경마팬들 참 많습니다. 일단 골랐으면 끝까지 믿어라...이것만 지켜도 잃지는 않는답니다.
5. 밥은 꼭 먹어라
경마가 권투입니까. 체중조절 할일도 없는데 밥은 왜 굶나요. 과천경마장서 가장 많이 팔리는 식품이 뭔줄 아십니까. '핫바'에요. 출출할때 간식으로 먹는 핫바가 경마장선 주식처럼 팔립니다. 밥먹을 시간도 아까워 열심히 연구하느라고 그런답니다. 4경주와 5경주 전후로 50분씩 점심시간이 있지만 앞에는 연구하느라, 뒤에는 제주경마하느라 밥먹을 시간이 없다고 한답니다. 쩝...배고픈데 돈까지 잃으면 엄청 비참해집니다. 시간되면 꼬박꼬박 챙겨드십쇼. 4경주, 5경주에 승부경주가 걸리면 경주끝난뒤 여유있게 자리잡고 맛난 음식 먹는게 이기는 지름길이기도 할 겁니다. 경마장엔 맛좋은 음식 널렸습니다. 지점 주변에도 기막힌 식당들 쌔고 쌨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고 먹는게 남는 겁니다.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밥먹고 합시다!
6. 귀는 꽉 닫아라
경마장은 말이 많은 곳입니다. 말(馬)도 많고 말(言)은 더 많습니다. 말 고르느라 눈과 머리도 아픈데 이말저말 듣다보면 귀가 멍할 지경입니다. 문제는 귀만 아프면 좋은데 솔깃솔깃하다 지갑까지 텅 비어버린단 말입니다. 간대...안간대...쏜대...땡긴대...굳게 맘먹고 창구에 서있다가 옆사람 전화소리듣고 동그라미 하나 더 그린 적 저도 참 많습니다. 당근 돈만 버렸지요. 그런 말 무시했다가 착순에 들어와 후회한적도 있다구요? 어쩌다 한번이겠죠. 길에서 동전 줍는 거나 다름없겠죠. 무시하는게 상책입니다. 요즘같은 겨울 기수들이 뒤집어쓴 귀마개 보셨습니까. 옆에서 소리질러도 잘 안들린답니다. 우리 경마팬들 새해엔 그거라도 하나 장만해 뒤집어쓰고 경마하면 어떨까요.
7. 돈따면 집에 가라
3경주에서 이겼습니다. 4,5경주 죽고 7경주서 본전한뒤 10경주 깨지고 열받아 11경주 몰빵했더니 딱 오링됩디다. 저만의 경험인가요? 지하철타고 집에 오는길 무지 허탈합니다. 조금만 참을걸 발등을 찍고 또 찍지만 무슨 소용있나요. 이기려면 지키는게 먼저랍니다. 승부경주에서 이겨서 따게 되면 그걸로 지갑 문 굳게 잠급시다. 담번에 또 승부경주가 있다구요? 이런이런...맨날 이기는 프로야구팀 봤습니까. 승부경주라고 항상 이깁니까. 정 못참겠다면 맘먹은 베팅금액에서 '0'을 하나 빼고 하십쇼. 혹시 압니까. 여유있게 베팅한게 대박으로 돌아올지...경마는 내일도 하는데 뭐 오늘 꼭 재벌돼야 하는건 아니잖습니까?
8. 10 %를 무시하지 마라
금리가 올라간답니다. 연 4%대를 유지하더니 경기가 살아난다고 슬슬 꿈틀대고 있다지요. 시중 체감금리는 6%쯤 됩니다. '1년 6%'입니다. 100만원 넣어두면 1년동안 6만원을 주는 겁니다. 그정도야 다 아신다구요? 그럼 연승식 1.1배는 어떻습니까. 계산한번 해볼까요. 하루 딱 한경주 만원씩 베팅해 1.1배를 계속 맞춰간다고 가정해봅시다. 배당금이 천원씩이니까 올해 경마일 93일에 곱하면 음... 9만 3천원을 버네요. 즉 930%입니다. 자, 이래도 1.1배를 무시하렵니까. 1.1배라도 승부경주로 삼을만 하다 이겁니다. 이정도 이자 주는 데가 세상에 또 어디 있습니까. 그것도 맞추기 어렵다구요? 쩝...경마 한 삼년쯤 하면 1.1배 '천하대가리'가 빠질지 안빠질지는 아실 겁니다. 다른거 자신없다면 여기에다 그야말로 '넣었다 빼서' 남기는 경마, 바로 이게 고수들이 이기는 길이랍니다.
9. 배당판 잘 읽어라
뚝섬시절부터 한 20년쯤 하신 분들 많습니다. 이분들 경마 어떻게 하는줄 아십니까. 인터넷으로 기록분석에 비디오 연구까지 파고드는 요즘 친구들이 보면 하품이 날 지경입니다. 이분들 그런거 안합니다. (아마 못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종합지 하나 달랑 들고 줄창 배당판만 봅니다. 그리곤 예시장 말 봅니다. 그러고도 참 기막히게 잘 집어냅니다. 음, 저거 틀렸어...저넘 안가겠는데...3번이 머리야...귀신이 곡할만큼 찍습니다. 이게 웬 조화냐구요? 고수들 누구나 말합니다. 정답은 배당판에 다 있다! 가장 중요한 그날 흐름을 배당판이 말해준다는 뜻입니다. 때론 특정 마필의 승부지수까지 친절하게 가르쳐주죠. 말은 아예 안보고 배당판만 갖고 하는 베팅법도 한두가지가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데도 자기 배당만 보는 분들 의외로 많아요. '난 배당판 보면 흔들려...' '안보고 찍으니 오히려 잘돼' 이런 분들 성공사례 있으면 저한테 알려주십쇼. 근사하게 인터뷰 함 하겠습니다. 배당판 읽기. 단순히 숫자뿐 아니라 그 속에 숨은 베팅흐름 읽어내기. 올해부터 당장 해보세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10. 주로의 마술 풀어라
과천 모래밭의 마술. 이거 모르고 경마하다간 쪽박 찹니다. 말 분석,레이스 추리 죽어라고 해봐야 주로땜에 말짱 헛일 되는거 한두번 아닙니다. 사실 경주야 앞서가는 말과 뒷선 쫓아가는 말과의 싸움 아닙니까. 앞넘들이 버벅대면 뒷넘이 이기는 거고 내친김에 달려가면 앞넘이 이기는 거고. 근데 이게 능력만큼이나 모래밭, 즉 주로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이겁니다. 교과서 공식은 주로가 가볍거나 빠르면 선행, 무겁고 느리면 추입이 유리하다는 거죠? 예전엔 마사회서 맨날 알려주는 건조,양호,다습....뭐 이런 걸로 대충 넘어갔는데 요즘은 다릅니다. 주로가 무슨 마술사처럼 하루는 선행주로, 다음날은 선입주로로 휙휙 변신한답니다. 함수율 몇% 이런 거만 보고있다간 뒤통수 맞기 십상이죠. 변화무쌍 둔갑술을 펼치는 과천모래밭. 두눈 부릅뜨고 자나깨나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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