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正論이라 함은 올곧은 논조를 지칭하는 동시에 독자의 만족을 대행하는 서비스업을 가리키는 광의적 표현이 되었다.
경마문화신문(이하 경문)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은 소모적이고 불필요할 수도 있었다. 그러한 주장들은 단기간의 성장에 대한 음해나 훼방으로 비춰질 수 있었기에.
하지만 이번 김형수사건을 보면서 경문의 정체성에 대한 의심은 경마팬의 의무가 된 것으로 보인다.
김사건에 대한 첫 보도는 지지난 일요일자의 짧은 속보보도가 처음.
다음 신문 발행일인 지난주 토요일자의 김문영갈럼과 일요일자 "앞으로 부정경마 시도조차 어려워진다"가 전부이다.
土의 칼럼과 日의 기획기사는 유감스럽게도 같은 내용이다.
작성자만 다를 뿐 서로가 원용하고 있다. 물론 기자의 작성기사가 원문이겠지만 논조에도 공통점이 있다.
두 기사는 마사회 보안팀에 대한 칭찬과 그들의 활약여부가 이땅에 공정경마를 도래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믿고 있다.
국어 문맥에도 맞지 않는 "앞으로 부정경마 시도조차 어려워진다"는 헤드라인은 마사회 `굽소리`의 표제에 어울린다.
역시 내용은 보안팀에 대한 칭찬일색이며 이번의 전과에 비춰보면 앞으론 부정경마의 시도가 어려울 것이라고 장담한다. 기자가 장담하는 이유의 근거는 투서나 제보에 의해 부정경마를 단속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해, 적극적인 인지 조사를 통해 불공정한 행위를 적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인지조사가 대안일 수 있다고 믿는 기자는 김기수가 견습기수 시절 6개월의 면허정지를 받고 이미 요주의인물로 주목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까.
7~8년이나 걸린 인지조사의 결과가 과연 부정경마를 막을 수 있는 방파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일까.
마사회 홍보실의 보도자료를 꿰맞춘 기사는 PR이다.
경문에 편집장은 없는가.
기사를 기획하며 기자를 특파하여 내용을 취합하고 신문의 성격에 맞는 논조에 의거하여 전체 기사를 포맷하는 정론의 전도사는 없다는 것인가.
기수와 조교사의 부정관련 보도에는 인색하고 마사회 홍보업무에 후덕스런 경문이 경마계를 대표하는 정론의 미디어라는 주장은 혼잣말이다.
마필과 관련하여 기수와 조교사의 인터뷰가 필요해 그들을 질타하는 기사를 쓸 수 없다면 더 이상 신문이 아니다.
독자의 입장을 헤아려보라.
주중에 언론을 통해 이번 사건을 접한 경마팬들은 유일한 경마신문을 기다리며 어떤 기사를 기대했을까를.
부정행위의 경과. 유치장의 김기수 인터뷰. 해당경주 동료 기수들에 대한 인터뷰. 각계의 반응.향후 전망과 대책등이 기사 내용이 되어야 하지 않았을까.
신문이기를 포기했으니 여타의 기존 예상지와 다를게 없다.
이제는 예상지라 부르자. 대신 기사를 위장한 마사회 홍보는 경마팬을 호도할 위험이 있으니 기사부분은 반드시 폐지시켜야 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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