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을 읽었는데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주기로 했던 약속을 제대로 안 지키니까 분노한다는 얘기인 모양이다.
마사회가 약속 안 지킨 게 어디 한 두 번인가. 기수협회는 재작년에도 당했고 관리사들은 93년에 체결한 합의전환 각서까지 압수당한 상태다. 심지어 경마장의 王인 마주협회도 번번이 당한다.
약속해놓고 안 지키는 마사회가 백번 잘못했다. 약속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검토하겠다는 말이였노라" 고 발뺌할지언정 잘못한 건 잘못한거다.
그런데 마사회를 비롯하여 경마관련 사이트 게시판에 올려진 기수협회장 명의의 성명서를 보고 있으려니 한편으론 씁쓸하다.
엄격한 의미의 노사관계는 아니므로 [이익분쟁] 정도로 볼 수 있겠다. 그 과정에서 불거져 나온 한쪽의 얘기지만 이익창출을 위해 기수가 경마팬에게 입장을 알리고 호소하는 모양새다.
경마팬이 도와줄 방법은 전혀 없을 것이다. 물론 도와달라는 얘기도 아니다.
이번 사태의 결말을 유심히 째려보면 알겠지만 유야무야로 해결될 일이지 싶다. 기수협회의 요구조건이 흡족할 선에서 타결될 것이다. 의례 그래 왔지 않는가. 기수는 경마시행의 칼자루인 [고삐]를 움켜쥔 관계로.
예상이 맞다면 이는 올해 있을 기수협회장 선거를 위한 내부결속용의 표 다지기일 가능성이 크다. 쟁취하여 얻어낸 전리품을 놓고 자찬하며 선거로 연결하려는 전략일 것이다. 기수협회 회원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쟁취해주는 지도자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큰 줄기는 합의된 상태에서 세부적인 이행방안에 대한 트집으로 몰고 가는 성명서를 아무리 읽어봐도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일도 아닌 것을 침소봉대하는 저의를 달리 해석할 수 없다.
설사 본인의 예상이 미스테이크일지라도 그들은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
오후 4시에 올린 그들의 성명서에 힘을 보태주는 경마팬들의 성원이 뒤따르고 있으니 스스로도 자랑거리가 생긴 셈이다.
곰곰히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지금은 때가 아닐 뿐더러 행사 식순 부터 틀렸다.
경마팬을 청중으로 모아놓고 자신들의 이익에 급급할 때가 아니다.
연초에 부정경마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석하게 만들어 놓고 갑자기 임금인상을 위하여 실핏줄터지는 소리를 하고 있는 우스운 형국이다.
김형수기수가 해먹은 건 본인에 국한된 문제라서 경마관련 사이트에 사과 한마디 안했는가. 법적 책임은 당사자에게 있고 그들의 단체인 기수협회는 도의적 책임조차 없단 말인가.
기수가 분노한다고?
경마팬은 기수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분통이 터졌다.
못 들은 척 지나가면 잠잠해지더라. 봐라! 마사회도 맨날 그렇지 않더냐.
마사회한테 맨날 채이면서도 못된 것은 배워서 경마팬에게 써먹는다. 한술 더떠 불쌍한 척 보이니깐 용기를 잃지 말라는 댓글이 줄줄이 늘어선다. 허이구 ~~
* 기수협회 성명서가 있는 게시판 마다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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