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전인가 오이도에서 대부도로 자동차를 타고 신나게 달렸어요.
바다를 막아 만든 도로지요.
오른쪽은 망망대해(?)이고 왼쪽은 그 악명(?)높은 시화호!
망둥어 낚시에 열중인 사람들을 발견하고는 중간지점에서 차를 세웠습니다.
짠바람이 코끝을 스치니 문득 가을바다 내음이 진동하더이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청소부아저씨의 리어카에서 일기공책을 줏었어여.
처음엔 표지가 이뻐서 무슨 공책인가 하고 무심코 한장 두장읽다가 리어카을 뒤져서
다섯권을 찾았지요.
그는 왜 지난날의 자화상을 버렸을 까요?
관리소홀로 두권이 행방불명인게 안타깝지만
그의 학창시절을 열분들께 공개합니다.
연도미상, 9월 9일 월 맑음
오늘부터는 또 다시 일기를 꾸준히 쓰리라.
일기를 쓰지 않으니까 확시히 나태해 지는듯하다.
늦게나마 반성한다.
이제는 보다나은 내일과 좀 더 건설적인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후회는 또다른 후회만 낳을뿐이지만
반성은 필요하다.
아버지!
저는 이제서야 아버지가 바라시는 저의 모습을 깨우쳤습니다.
멀리 떨어져 계시지만 늘 저희를 돌보아 주시는 아버지!
막내아들 가는길을 끝까지 지켜봐 주십시요.
9월 10일 화
살아있는한 사랑하리라.
여류작가 신달자님의 글이다. 오늘부터는 책을 통해 또다른 나를 진보시키기 위해,
아니 융통성있고 꽉찬 감성을 간직하기 위해 독서를 하리라.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
이 풍요로운 계절에 나도 뭔가 거둬들이고 싶지만 후회스럽게도 결실을 거둘만한 씨앗을 뿌리지 못했다.
아직 처음부분만 읽었지만 꾸준히 책을 읽어야겠다.
오늘은 책을 읽다가 잠이 들것 같다.
9월 11일 수
시합 전날이어서 인지 감독님은 운동을 1시간 일찍 끝내셨다.
근데 xx가 운동 끝나자 마자 왼쪽 발목이 아프다고 했다.
보기에도 좀 부어있었다.
겹질린 정도겠지...
허나 걱정이 된다.
내일은 신문에서 다크호스라고 부르는 세광고와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가 기다린다.
이번대회는
3학년 형들은 모교의 유니폼을 입고 치루는 마직막 시합이다.
기분이 묘하다.
9월 12일 목
7:0 최대의 다크호스라는 팀에게 완봉승을 거뒀다.
워밍업 할 때는 몸이 무척 가뿐했었다는데 역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저번 대회땐 1회전에서 경남상고를 이긴바있는 세광고이지만 우리에겐 조금 딸리는 전력인것 같았다.
찬스때마다 적시타가 나온게 완벽한 승리의 원동력인것 같다.
xx형이 첫타석 번트 사인때 번트 실패하면서 공이 코에 부딪쳤는데,
무섭게도 코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많이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9월 13일 금
xx가 발목이 너무아파 병원에 갔었는데,
뼈에 금이갔단다.
다음 시합의 상대는 유신고로 결정되었다.
유신은 4월달 연습게임때 이긴 기억이 난다.
조금은 두렵다.
그러나 우리도 명색이 봉황대기 준우승을 한 팀 아닌가.
2차전에서 지면 운으로 준우승을 했었다고 인식 할까봐 두렵다.
아니다 절대루 그런 인식을 주어서는 안된다.
안읽던 책을 억지로 읽으려니 힘들다.
하지만 세상의 흐름을 막연히 짚어볼 수가 있는 능력이 생기는듯 하다.
오늘은 특히나 '사랑'이란 단어에 애착이 간다.
9월14일 토
3:5 스코어로 지고 말았다.
코치님은 담담한 표정으로 '짜식들' 하고 매우 의미있는 한마디를 하셨다.
xx형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 말았다.
이제 3학년 형들은 모교의 유니폼을 입고
다시는 시합을 할 수 없을 것이다.
3일간 휴식후 다시 연습이다.
그동안 피곤했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싶다.
3일이지만 그동안 늦추었던 개인 연습과 읽고 싶었던 책을읽고,
음악도 많이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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