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ㅡ마사회게시판
작성자ㅡ마논탄토
등록일 2005-08-16
제목 조상경마(俎上競馬)를 곡하노라
한국 경마와 경마산업이 도마에 올려진 고기, 즉 조상육(俎上肉)과 같은 운명에
처했다.
국회에 발의돼 있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설립을 위한 법률(안)이 예고된
일정대로 통과돼 제정되는 경우 카지노, 경륜, 경정 등과는 산업구조가 엄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이들 산업과 동일한 취급을 받고 규제와 감독, 관리를 받는
입장이 불가피해진다.
이에 따라 매출 감소로 깊어진 침체국면 탈출에 고심해 왔던 경마산업계 내부
에서는 당혹해 하는 표정이 하루게 다르게 짙어졌고 한숨과 우려가 깊어졌다.
느다없는 경마 규제 추진에 경마 관장 부처인 농림부와 경마시행체인 KRA를
비롯해 마주협회, 조교사협회, 기수협회, 마필관리사노동조합, 경주마생산자협회
등 경마관련 기관, 단체들이 온통 촉각을 곤두세워 '사통위' 설립 법률안 발의 배경
파악에 나섰고 무더위 속에 연일 대책마련에 분주했다.
경마수익금 수혜 계층 및 분야인 농축산계의 17개 단체들도 대책 마련에 가세해
긴급 모임을 갖고 '농축산업 발전을 위한 건전경마추진위원회'라는 기구를 결성,
최근 현판식을 갖고 활동을 본격화 했다.
사태의 심각성 때문이었는지 경마산업계 안팎에서는 각종 대책회의와 토론회가
연쇄적으로 열렸고 충격과 당혹감, 한숨과 우려가 봇물처럼 쏟아졌고 심지어는
개탄이 절절하게 표출됐다.
그런데 줄을 이었던 대책회의, 토론장에서 발표되고 제기된 내용들은 대체적으로
경마 소비자들의 정서나 현실과는 괴리가 있었고 어둡고 칙칙하기만한 우리나라
경마문화와도 거리감이 있었다.
경마 팬, 소비자들의 입장과 절박한 현실, 그리고 기대 욕구를 대변하는 목소리는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고 각종 대책회의 참석자, 토론회의 주제 발표자나
토론자 중에서 경마 소비자의 대표성을 띤 얼굴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토론회를 개최한 주체들은 하나같이 건전한 경마산업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라고 표방들 했지만 경마 소비자들의 입장과 기대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고 언급조차 안 했다.
소비자의 입장, 욕구, 현실 등이 고려되자 않고 반영되지 않은 발전방안의
실효성을 과연 기대할 수 있겠는가?. 소비자가 외면하는 산업의 발전, 과연
가당하겠는가?.
이러한 대책회의와 토론회를 경마 소비자의 일원으로 관심있게 지켜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고 경마 소비자들의 문제가 철저하리만큼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거나 외면 당하고 있는 현실을 새삼 절감하며 곡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경마가 지금 도마에 올라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경마를 도마에 올린 세력들은 이미 법률안 발의를 통해 요리법을 제시하고
반드시 제정을 천명해 놓은 상태다.
그리고 그 날(국회 통과)을 기다리고 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설립관련 법안 제정은 지금까지 사회 통념 상 사행산업
으로 분류되고 간주돼 온 경마와 경마산업에 법적으로 사행산업임을 규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으로 경마 소비자들과도 무관하지 않다.
경마산업계의 총체적 위기 봉착으로 대변되는 오늘의 심각한 위기 상황은 사실
카지노, 경륜, 경정, 로또, 스포츠토토, 경마유사게임산업 등의 출현과 팽창,
여기에 사설경마가 성행하면서 예견들 됐었다.
그 예견들을 간과하고 애써 외면한채 경마매출 감소와 경마산업의 위축 이유로
경기침체를 들고 안이하게 대처해 온 게 문제였다.
경마산업계 종사자들이 생존문제를 심각하게 우려할만큼 절박해진 상황에서
마주 단체들 내부에서는 통합 문제를 놓고 내홍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마 팬들에게 자칫 갈등과 반목 양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마주 단체간 이견과
대립은 어느 쪽이 옳고 그름을 떠나 정말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마주들이 사분오열되는 양상을 보이며 갈등을 빚고 대립할 때인가?.
이제 경마산업계는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데 급급하고 경마 팬들의 기대와
욕구를 도외시 한 채 정부와 국회를 향해 무턱대고 목소릴 높이고 건의사항 등의
관철을 요구하는 것으로 할 바를 다하고 있다고 자위하지 말아야 한다.
냉철한 자기 성찰과 반성을 우선해야 한다. 최근의 경마상품 질을 비롯해 경마
창출, 시행 전반의 실상을 면밀히 살펴보고 특히 국민과 경마 팬들에게 당당하게
다가서지 못하게 하는 치부가 내재하고 있지는 않은지, 구석구석 살펴봐야 한다.
진정으로 한국경마를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시켜 나가는 의지와 각오가 결연하다면
혁신을 고감히 단행해야 한다.
그 혁신은 국민과 경매 팬들 사이에 소통되며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이라야 한다.
경마 소비자들이 실감하지 못하고 국민에게 소통되지 못하는 혁신은 하나마나다.
경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 몰이해를 개선하고 경마 창출자,
시행자, 소비자 모두 당당해질 수 있도록 일대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도마 위엣 고기는 칼을 무서워하지 않다는 의미의 조상육 불외도(俎上肉 不畏刀)는
한국의 경마인들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고 본다.
정부와 국회, 경마를 도마에 올린 측의 눈치를 살피고 소극적으로 대처할 경우
현재의 위기 타개는 힘들어질 것이고 나아가 한국 경마와 경마산업의 앞날은
캄캄해질 것이다.
'경마 소비자를 위한 건전경마발전추진위원회' 같은 기구 설립은 정녕 기대할
수 없는가.
부디 소비자중심의 경마 창출과 시행으로 심각한 현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과
경마 팬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질 높은 경마상품을 부단히 생산, 제공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며 곡을 마친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