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반석(2001/12/19)  
 사설경마 왜 늘었나

최근 서초경찰서를 찾아갔다가 마사회법 위반으로 구속된 사람 5명을 보게 되었다. 당국이 금지하는 사설경마를 마포지점에서 하다 잡혀온 사람들이라고 형사가 말해줬다. 경마규모가 커지고 TV중계가 이루어지면서 불법 사설경마가 늘고 있는 한 단면이다.

마사회 집계에 의하면, 지난 98년 5건에 31명(14명 구속)이던 것이 99년엔 6건에 38명(15명 구속), 2000년에 7건 48명(17명 구속)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올해는(12월 현재) 14건에 156명(32명 구속)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적발되지 않은 사람까지 감안하면 사설경마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설경마의 원인을 보면 과거엔 환급률(약 71%선)이 너무 낮은 데에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인터넷 이용과 함께 생중계 방송을 볼 수 있게 됨으로써 사람들을 밀폐된 장소에 모이게 하는 것이 훨씬 쉬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설경마의 주원인이 낮은 환급률에 있다는 데에는 이견을 다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사설경마의 장소도 98, 99년엔 모두 지점(장외발매소)이었으나 지난해부터는 일부 식당, 개인 건물에서 이루어지고 올해부터는 본장과 지점 이외 지역에서 훨씬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경마규모(올 매출 약 6조원)를 감안할 때 적발 건수는 그리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당국에선 경마방송을 하고 있는 ‘리빙TV(채널 28)’ 중계를 오전에는 못하도록 하고 오후에만 허용하는 조치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마인들은 당국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대증적이고 근시안적인 사고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마중계는 경마에 대해 친근감을 심어주면서, 한편으로는 부정적 시각으로만 점철된 경마를 건전레저로 인식 전환 해주는 촉매역할을 해온 것을 부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방중계는 배당률을 게시하지 않고 베팅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지 않으므로 경마 자체를 즐기도록 하는 '선물'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도박’이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으며 사회 일각의 우려는 ‘기우’로 보는 편이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사설경마는 그 원인이 세계 최저수준의 환급률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런데 환급률은 높이지 않고 생중계나 줄이는 ‘규제중심’의 한심한 정책에 대해선 많은 경마팬들이 분통을 터뜨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지배적 분위기이다.

매출이 1조원일 때도 환급률은 71%, 2조원일 때도 71%, 그리고 6조원일 때도 71%라면 말이 안되는 계산이 나온다. 매출이 1조원일 때 정부가 가져가는 돈은 2900억원, 4조원이면 1조1600억원, 6조원이면 1조7400억원이다. 이같은 비율은 내년 영남지역에 지점이 들어서고(부산 대구 울산 등) 2005년에 부산경마장이 들어서면 얼마나 많은 돈이 정부로 들어가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정부가 말로는 ‘건전경마’를 외치지만 실제는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더 거둬갈까에 신경을 쓰고,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기 위한 대책을 세우는 데엔 인색하고 어리석기까지 하다. 경마 관련 세금을 일정비율로 정해놨으면 매출액의 증가에 맞춰 환급률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탄력적인 제도운영이 당연한데도 말이다.

※사설경마란?
마사회가 주관하는 경마에 대해 환급률만 마사회보다 더 높게 주면서 돈을 자신에게 걸게 하는 불법행위. 현재 마사회 환급률은 규정상 72%이다. 그러나 사설경마 시행자들은 80~90%를 주겠다고 하므로 고객들은 마사회보다 유리한 사설경마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마사회에서는 사설경마를 신고한 사람에게는 건당 200만원의 보상금을 주며 적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사설경마를 막기엔 쉬운 일이 아니어서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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