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3/04/19)  
 마주협회의 횡포


서울경마장 마주협회 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집단 해고 조치가 알려지면서 마주협회 집행부에 대한 비난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마주협회는 지난 4일 사무국 차장과 팀장, 연구위원 등 모두 3명을 다음달 4일자로 해고 조치했다. 이에 해고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사무국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은 부당 해고의 철회와 사용자인 마주협회 회장 및 부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비상식적인 정책과 업무지시 때문에 무능하고 독선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정진태 회장과 집행부가 이번 해고 조치를 계기로 또 한번 구설수에 오른 것이다.

사용자가 노동자를 해고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요건은 첫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과 둘째,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셋째, 합리적이고 공정한 대상자를 선정해야 하며 넷째, 60일 전에 노동자 대표에게 통보하고 성실한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다. 이 같은 요건을 하나라도 충족시키지 못하면 부당 해고가 된다.

경영상의 긴박한 필요성이란 쉽게 말해 노동자에게 월급을 줄 돈이 없을 정도로 재정이 악화된 상태를 말한다. 마주협회의 경우는 경주협력금에서 직원들의 인건비를 계상해왔는데 지난해 경주협력금은 5억 8천여 만원이었고 인건비는 5억 3천여 만원으로 오히려 5천여 만원이 남았다. 협회는 과천마주클럽의 분리로 협력금의 대폭 감소가 예상됨으로 구조조정 밖에 방법이 없다고 변명하지만 이미 지난 3월에 예산에 편성한 협력금의 3%를 초과 달성한 상태다.

적법절차를 무시했다는 것도 중대한 결함으로 드러나고 있다. 해고를 위한 협의를 거치지도 않았으며 60일 전은 물론이고 통보조차 하지 않았다. 해고를 위한 이사회 안건의 제안자가 회장으로 되어 있고 소관 부서가 총무관리팀으로 되어 있는데 협회에는 총무기획팀이 있을 뿐이다. 그나마 이곳에서는 문서 작성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안건을 일주일 전에 배포하여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게 되어 있음에도 당일에 의안을 상정하여 처리해 버렸다는 것이다. 대상자 선정 역시 무능함이나 고용 기준의 중대한 결격사유가 아닌 단순히 고액 연봉자라는 이유만으로 지목한 것은 사용자의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기준으로써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한, 해고 통지서에 기재한 해고 사유의 근거인 근로기준법 32조는 엉뚱하게도 '해고하고자 할 때는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는 해고의 예고 조항일 뿐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마주협회 소식에 정통한 사람들에 따르면 집행부의 몰염치한 부도덕성이 정도를 넘어섰다고 전한다. 비상근 명예직인 마주협회장이 차량과 기사를 제공받고 있으며 연 3천 만원이 넘는 기밀비와 업무 추진비를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판공비 사용 내역서는 차량의 유류비와 골프장 사용료 및 식사비 등 순전히 개인적인 용도로 전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한다. 방만한 협회 운영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할 일없는 협회 고문변호사를 부회장의 친구로 위촉하면서 매년 1천2백 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많은 반대를 무시하고 신규 채용한 직원이 부회장 친구의 딸이라는 소문도 자자하다.

일련의 사태를 바라다보며 느끼는 심정은 착잡하다. 일정한 원칙 없이 동네 구멍가게 수준으로 운영되는 마주협회가 우리 경마의 큰 축을 담당하는 관련 단체라는 사실 앞에서는 막막해지기까지 한다. 마주 회원들에게조차 반목과 질시의 대상이 되어 이미 분열되었고 관련 단체간의 불화를 조장해 오면서 마주의 이미지는 추락해버렸다. 경쟁성을 무시하고 상금은 나눠먹어야 한다는 비상식적인 논리를 고수하며 노동법과 근로기준법의 개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현 집행부에게 경마발전의 막중한 책임을 맡기는 것은 무리한 요구일지도 모르겠다.
수상이 되기보다는 더비 우승마의 마주가 되고 싶다던 처칠의 바램은 동화 속에나 나오는 딴 나라 얘기다.





88  사이비 예상가는 가라     장청수 2004/02/28
87  사설경마 왜 늘었나     최반석 2001/12/19
86  사설 경마를 근절해야 하는 진짜 이유     장청수 2005/04/27
85  부자와 큰손     장청수 2004/08/28
84  본질은 기수협회의 내분이다     장청수 2003/05/17
83  복연승식의 환급률이 72% 라고?     장청수 2003/09/06
82  복연승식은 육중승식으로 가는 첫걸음     장청수 2003/11/01
81  베팅의 재구성     장청수 2004/08/07
80  법대로 하자     장청수 2005/03/05
79  밸류 플레이(Value Play)     장청수 2004/08/14
78  발매창구에도 명당있다     장청수 2005/07/04
77  발레리노     장청수 2004/05/01
76  반칙과 심판     장청수 2003/03/08
75  박창정 유감(遺憾)     장청수 2003/08/16
74  믿고 맡기라고요?     장청수 2004/02/14
73  말이 주인공이다     장청수 2005/02/19
 마주협회의 횡포     장청수 2003/04/19
71  마이독경(馬耳讀經)     장청수 2003/03/01
70  마사회장과 탁구협회장     장청수 2003/06/21
69  마사회장, 이젠 물러날 때     장청수 2004/06/23

[1][2] 3 [4][5][6][7]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