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3/07/26)  
 마사회 '경주 프로그램' 들여다 보기


마사회가 경마 일에 발행하는 경주 프로그램(일명 출마표)을 대폭 개편할 것이라는 방침이 구체화되면서 경마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마사회에 따르면 현재 소책자로 발행되는 '경주프로그램'이 3년 전에 보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지만 경마팬의 원성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고 내용을 보완 확충해 거의 예상지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개편 내용은 예상과 예상평 등을 제외한 경마관련 대부분의 정보를 담게 되어 사실상의 예상지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우선 크기부터가 휴대의 편이만을 고려한 수첩 크기에서 A4 사이즈로 커짐에 따라 지난 경주 상대전적(4회), 이전 3경주 성적, 승군 가능 착순, 수영조교 내역 포함한 조교 시간, 진료 내역 등을 담을 수 있다. 또 마사회 홈페이지와 혈통정보 웹사이트 등에 산재해 있던 다양한 정보들을 비롯한 국산마의 경매낙찰가와 외산마의 현지 성적까지도 책자 한 권에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구체적인 작업 일정에 들어간 프로그램은 8월쯤 마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선을 보이고 늦어도 11월경이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마사회 판 예상지'의 출현을 바라보는 예상지 업체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유가지(有價紙) 시장에 무가지(無價紙)를 뿌려서 시장을 말살하려는 정책이라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 있으며 50년이 넘게 마사회와 경마팬 사이의 정보 전달자 역할에 충실해 오면서 경마의 매출 증대와 경마 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를 무시당하고 있다고 하소연을 토로하는 실정이다.

경마팬들의 입장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 대환영이다. 아울러, 마사회가 만드는 프로그램이 어차피 예상 부분을 취급할 수 없다면 1차 자료의 게재를 충실히 하고 예상지는 가공된 2차, 3차의 자료를 토대로 예상 부분에 치중하라는 권고로 요약할 수 있다.

대환영인 이유로 간과해서 안 될 것은 마사회 출마표에 대해 더욱 알차고 크게 만들라는 경마팬의 비난과 원성이 상대적으로 기존의 예상지에 대한 불만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이다. 거의 매년 가격을 대폭 인상하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는 지적이 바로 그것. 일부에서는 담합 인상의 의혹도 제기되었고 가격 인상 요인을 정확하게 제시하라는 요구도 이어져 왔다. 그러다 보니 공짜로 나눠주는 시행체의 책자를 예상지 수준으로 해 달라는 주문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예상지의 가격이 비싸게 된 원인 뒤에는 마사회가 어지러운 예상지 유통시장의 구조를 방관하고 조장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지난 해 도입된 '예상지 공동판매제'를 들여다보면 마사회의 잘못이 드러난다. 예상지 업체가 직판하던 것을 '상이군경회'와 '장애인협회'에 수의 계약으로 넘김으로써 판매 매진이 엉뚱한 곳으로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초기에는 7.5%의 마진을 유지한다 했지만 불과 두 달만에 15%에 이르는 등 덤핑이 난무하고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2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책값이 오른 것이고 정확하게 그 추가 비용을 고스란히 경마팬들이 떠 안은 셈이다.

또 하나는 본장과 지점에 마사회의 허가를 받아 설치된 예상지 판매소다. 오영우 전 회장 시절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판매소는 단체 행동을 일삼으며 불공정 거래를 조장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비교적 높은 편의점의 30% 선보다도 훨씬 높은 40%에 이르는 판매마진이 예상지 가격을 높인 장본인이다.

이들을 공식적으로 허가해 준 마사회가 본장에서만 5,600여만 원의 임대 보증금과 500여만 원에 이르는 임대료 수입을 올리고 있으니 공범이 되는 셈이다. 공판제와 지점 판매소를 직영으로 전환하여 실질적인 자유 경쟁체제를 보장함으로써 현재 가격 대비 30% 정도의 인하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왜곡된 유통구조에 공헌하는 공판제는 한국 경마 80년 사상 최악의 제도로 기록될 자격이 충분하다.

물론 마사회의 혁신적인 경주 프로그램 확대 개편은 연말쯤이면 올해의 경마 10대 뉴스에 으뜸으로 꼽힐지도 모른다. 그만큼 과감한 개혁의 일환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유통구조를 개혁하는 것이 실질적인 가격 인하를 가져오며 또한, 그것이 경마팬을 위한 혜택이라는 사실을 여태껏 모른 척 덮어놓은 채 이제 와선 생색내기에만 열중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잘못은 고치지 않고 경마팬의 출혈만을 고집하는 것은 크나 큰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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