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4/11/27)  
 누가 조교사를 뽑는가?

새로이 열 명의 조교사가 탄생했다. 빈자리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여 대기중인 예비 인원이 이제는 없는 상태에서 반드시 보충하지 않으면 안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면허시험은 무려 6년 만에 치러진 관계로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30여 명이 응시하여 1:3이 넘는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그런 만큼 많은 얘깃거리를 남겼다.

이미 알려진 대로, 1차 필기시험을 통과해야만 2차 실기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고 3차인 면접까지 갈려면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방식이었다. 선발 인원을 미리 정해놓고 적정 인원을 수급한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적격자만을 추려낸다는 계획이었다. 그렇다보니 결과적으로 최종 합격자 열 명 가운데 단 한 명에 불과했던 관리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모양이다.

관리사 노보에는 실기시험 가운데 특정 종목에서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다른 직종의 응시자가 합격했다는 하소연이 올라왔다. 그 글의 작성자는 노조위원장에게 시험 방식의 투명한 공개와 채점 결과를 직접 확인해달라고 애원했다.

또 다른 수험자의 경우, 인터넷에는 그의 전력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사자의 글에 따르면, 품위를 손상하거나 법원에서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면허가 취소되는데도 그는 살아남아 이제는 조교사가 되려 한다며 이처럼 규정을 무시하고 조교사로 영전시키려는 마사회의 저의가 무엇인지를 궁금해했다. 그는 또, 최소한의 양식도 없이 허술한 기준으로 이를 방관하고 묵인하는 마사회는 감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국민 감사 청구권을 빌어서라도 마사회의 비뚤어진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쉽게 납득 안 되는 절차상의 하자도 있었다. 신규 조교사를 선발하는 과정에 유일한 조교사의 단체인 (사)조교사협회가 배제되었다는 점이다. 신규 마주 선발에는 두 개의 마주 단체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참고인의 자격조차도 인정받지 못했다. 지난 93년에 마사회의 직원 신분에서 독립하여 경마 유관단체가 되었지만 단체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회원구성에는 일절 관여 못 하는 희한한 집단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마사회가 보유한 면허발부권을 이용하여 위세를 부린 결과다. 그러나 지난 9월 24일 의원 발의된 마사회법 개정법률안이 통과된다면 조교사의 지위가 보장되고 유치한 마사회의 행태는 그만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교사 및 기수 면허가 민간자격인 마사회의 면허제도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제도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자격취소처분시 청문을 하도록 함으로써 자의적인 기준 해석에 따라 위원들의 개인적인 호불호로 처리했던 재정위원회의 권능을 축소시킬 방침이다.

면허권이 정부로 넘어감으로써 기존의 제도는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문제의 핵심은 독단적이고 폐쇄적인 마사회의 면허 발급 과정에 있는 것으로 판명된 만큼 이를 보완하는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강변하는데도 믿는 사람이 없다면 제대로 알리지 못한 책임까지 감수해야 한다.

저울의 추(錘)가 정중앙에 있지 않고 정치적 고려에 의해 흔들리진 않았는지, 시험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개진에 대해 고의적으로 귀를 막진 않았는지까지도 뒤돌아볼 일이다. 그랬음에도, 마사회가 이번의 면허 발급 과정에서 과연 공명정대하게 일처리를 했느냐는 의혹의 시선에서 자유롭다면 제기된 문제들을 떳떳하게 해명하고 시험과정 전부를 공개하여 쓸데없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전혀 그럴 것으로 기대조차 못했던 국회의원들의 이번 같은 수고를 덜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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