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3/03/29)  
 경마중독, 마사회가 적극 나서야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고 재활할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할 책임은 당연히 국가와 사회에 있다고 이미 살펴보았다. 현재 중독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도박업체 부설기관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는 한국마사회 상담실과 경륜운동본부의 경륜건전클리닉, 강원랜드가 지원하는 한국도박중독센터가 있으며 민간단체인 한국 단도박모임이 있다.

가장 먼저 상담실을 개설한 곳은 마사회다. 98년 9월 처음 문을 열었다. 그러나 국내 최초로 도박 중독에 대한 기초용역조사를 전문기관에 의뢰하고 전문의가 상주하는 도박중독센터를 연 곳은 카지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다. 지난해 예산만도 마사회의 1억 6천여만원보다 훨씬 많은 6억 1600만원에 이른다. 후발주자임에도 체계화된 중독 치료에 나서고 있으며 2명의 상담원 가운데는 경마중독자 출신으로 치료를 받고 재활에 성공한 김호진씨가 활약하고 있다.

84년 외국인 선교사에 의해 국내에 설립된 단도박 모임은 회원들의 자체 회비를 걷어서 운영하는 비영리 단체이며 특이한 점은 정신과의사 등의 전문가가 직접 치료를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이 모임에서 도박중독을 치료한 사람이 새로 들어온 사람을 다시 일깨워주고 치료해 주는 식의 순환방식 시스템을 자랑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97년 빌 클린턴 대통령시절 법을 제정해 미국 도박영향조사위원회를 조직한 뒤 범정부 차원에서 도박산업의 사회적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자생적 민간 단체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이며 예방과 치료 시스템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나다와 호주에도 정부 차원의 재활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고 유럽의 노름 국이라는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98년 9월 3일 운영을 시작한 마사회 경마상담실은 한 명의 상담가가 지금까지 고군분투하며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가 배치되어 있다지만 그는 월 2회의 출장 상담만 할  뿐이다. 고대 안암병원과 강북삼성병원에 전문적인 위탁치료를 병행한 것도 불과 3년 전이다. 마사회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공동으로 병적도박 실태조사와 치료 프로그램에 관한 연구 용역이 완료되면 경마중독 치료와 재활을 위한 병원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아직도 검토중이며 제주경마장에 경마중독 상담실을 개설하겠다는 마사회장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자체 평가한 경영실적 보고서 역시 상담실 운영에 관한 개선 노력이나 장기적 계획 수립이 마련되지 못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중독이 되더라도 마약처럼 팔뚝에 주삿바늘 자국이 남는 것이 아니고 중독자의 거짓말과 은닉으로 숨겨져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극단적인 결과로 드러나기 때문에 숨겨진, 또는 은밀한 중독(Hidden Addiction)이라 불리는 도박 중독은 알코올, 마약과 함께 3대 중독임에도 얼마 전까지 사회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도박에 노출되어 매혹 당할 것이고 중독자를 양산시키게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는 물론이고 정신건강 전문가조차 장애로서의 병적 도박에 대한 인식이 거의 전무한 상태로 예방책이나 치료적 개입이 보잘것없는 형편이다. 정부와 도박 산업 관계자들 역시 부작용을 회피하고 중독의 책임을 개인의 도덕적 잘못이나 범죄행위로만 돌리는 방어적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마사회는 경마 중독자들의 회복과 재기를 도울 준비를 적극적으로 갖춰 나가야 한다. 대비책 마련과 구체적인 재활 프로그램의 개발을 서둘러서 중독자들이 돈이 없어도 최소한의 비용으로 입원할 수 있도록 하며 지속적으로 안정된 치료와 재활을 받을 수 있는 터전을 제공하고 나아가 병원 이외에도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사회복지 시설이나 활성화된 재활시설을 만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담배처럼 "경마는 뇌 질환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되며, 중독이 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할 수 있습니다"라는 마권 뒷면의 경고문 게재를 법원으로부터 강제 받기 이전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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