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3/06/07)  
 김명근의 눈물을 보는 몇 가지 방법

한국마사회는 지난 4월 24일 재정위원회를 열어 경마정보제공 등 마사회법 위반 혐의를 받았던 김명근 기수의 면허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김 기수는 마사회가 자신을 마권구매알선 등의 혐의로 수사를 의뢰했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며 재정위원회의 재심을 청구했고 지난 5월 24일 마사회는 경마시행규정을 근거로 이를 기각했다. 김 기수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서 면허취소 가처분 신청과 복직을 위한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회 홈페이지를 비롯한 일부 경마관련 사이트에는 면허 취소 결정이 부당하다며 복직을 허용하라는 요구가 봇물을 이루었다. 회원이 130여 명에 이른다고 밝힌 기사모(기수를 사랑하는 모임)는 김 기수가 부모님의 일손을 도우며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받았다며 그가 하루바삐 미소를 찾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경마팬 시민연대 운동본부"라는 단체는 김명근 기수 살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밖에도 김 기수의 친 여동생은 "오빠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며 온정을 호소했다.

여기서 우리는 점점 교묘하고 지능화해 가는 부정 경마의 유형을 답습하고 있는 김명근 사건의 실체를 냉정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99년 데뷔한 김명근은 2001년에 이미 부정 커넥션에 관여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당시 31조 마필관리사였던 문술주에게 차용한 1,835만 원을 변제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던 터였다. 그때 문술주가 대금 결제를 위해 사채업자이며 경마꾼인 임상곤에게 소개해 넘겼다. 경마꾼들이 효용가치가 떨어지거나 원금 확보를 위해 기수를 매매하는 수법이다. 이에 김명근은 본인의 농협계좌가 아닌 차명계좌를 통해 2001년 여름부터 임상곤에게 3,600만 원을 받아썼다. 직접 만나서는 200~400만 원의 검은 돈을 거래했으며 수차례에 걸쳐 룸살롱의 접대와 향응을 제공받았다. 표면적으로는 빌렸지만 월 이자는 물론이고 차용증조차 없이 거액을 빌릴 수 있는 경우는 흔치않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입원한 아버지의 치료비 때문이라 했지만 조사 결과 부친은 아주대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없으며 누나인 김명숙에게 500만 원, 내연의 처의 낙태수술 비용에 500만 원을 사용했으며 부친에게는 800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2001년 중반부터 1년 5개월에 걸쳐 제공한 정보만 보더라도 「마판전설」「돈지」「더스파이커」「디스기어스포유」등의 출주마에 대해 "괜찮다. 말 타는 사람이 현금을 먹고사는데 돈 벌 말이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귀띔 해 주었다. 일반인들이야 전혀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지만 경마장을 어느 정도 드나든 사람들은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다 안다. "말 상태 좋다. 놓고 사라!"는 얘기 아닌가. 위의 정보를 토대로 임상곤은 실제로 마권을 구입했다. 그의 진술에 따르면 「더스파이커」가 5.0배 정도의 저 배당이어서 망설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번 마권을 샀다.

이후에도 김은 수시로 정보를 제공했지만 장기간의 마권 구매는 손실을 초래하는 경마의 속성에 맞닥트린 임은 결국 원금 상환을 요구했고 해결을 위해 마사회 보안팀에 김명근과의 관계를 제보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서 김은 또 한번 다른 "손님"과의 거래를 시작한다. 사설경마 전력자인 경마꾼에게 돈을 빌려 임상곤의 입을 막은 것이다.

경마정보를 제공한 것이 공정경마 위반이냐의 여부는 대가성의 유무도 참고하지만 제공받는 자가 경마꾼인지 알았는가를 따져 보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무시하고 꾼과의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경주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지장을 초래하지 않아야 할 기수로서의 당연한 책무를 김명근은 고의적으로 무시하고 범죄한 것이다.

검찰이 대가성 입증을 일반적인 사회 통념으로 분해하려한 소극적인 자세가 아쉬움으로 남지만 불공정 행위자인 김명근에게 급조된 경마팬의 이름으로 온정을 호소하고 조직적인 후원을 기획하는 것도 경계해야할 일이다. 보통의 경마팬들의 정서에도 배치될 뿐더러 부정경마의 범위를 축소시켜 더욱 지능적인 범죄를 양산할 가능성을 풍부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마사회의 판단과 결정은 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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