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2/11/02)  
 경마와 세금이야기 ① - 환급률(Returned to betters)


만원을 들고 경마장에 가서 전액을 복승식에 베팅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선 공제되는 금액은 2800원이다. 레저세로 명칭이 바뀐 마권세 10%, 교육세 6%, 농어촌특별세 2%, 등 총 18%가 각종 제세이며 시행체인 마사회 수득금이 10%로 모두 합해 28%가 된다. 여기에 100배 이상의 고 배당에 적중했을 경우에는 기타소득세로 지목되어 승식에 관계없이 22%를 추가로 공제하며 전체 매출 가운데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복승식의 경우에는 구매금액을 제외한 액수를 과세표준으로 하여 43.84%를 추가로 징수한다.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살인적인 공제율이다. 따라서 국제경마연맹에 보고된 우리 나라의 환급률(Returned to betters)은 2000년 기준 70.9%에 불과하다. 가까운 일본의 74.4%, 경마종주국인 영국의 76.6%, 미국의 79%, 호주 뉴질랜드의 80%선과 비교하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물론 경마는 자신이 구매한 승마투표권이 적중했을 경우에만 환급을 받으며 비 적중 시에는 해당마가 경주 제외된 경우를 빼고는 원금의 일부라도 돌려 받을 방법이 없다. 투자원금을 보장 못 하는 모든 것은 도박이며 경마는 이에 해당한다. 투자대비 손실률이 너무 큰 경마에서 선 공제율이 30%에 이른다는 것은 갬블의 속성을 감안한다 해도 너무 가혹한 일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가까이해선 안될 대상으로 지목되어 온 갬블링 산업 중에서 축산 진흥과 건전한 여가 선용을 목적으로 오히려 정부에 의해 비호받아 왔던 경마가 만만한 제세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은 '노름꾼의 돈은 더 걷어도 된다' 라는 관리 감독관청의 오만한 인식과 조세저항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던 경마소비자에게 그 원인과 책임이 있다.

불쌍한 이 땅의 경마소비자들은 비좁은 통로에 신문지 깔고 앉아 이리 저리 차이며 단일 경마장 규모로는 세계 최고의 매출액을 올리는 공로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하위의 경마 조건을 상대로 레저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환급률은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걷어 가는 방법에만 골몰했고 경마로의 재투자에는 인색한 결과가 경마소비자들에게 아무런 명분도 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신음하게 만든 결과다. 그뿐 아니다. 마주협회를 비롯한 경마관련단체들은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는 경마산업의 상금 구조가 왜곡되어있어서 위상에 걸 맞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처지라고 항변한다. 그런데 여기서 왜곡된 상금구조라 함은 살인적인 환급률과 맥락을 같이한다. 환급률이 바닥을 치고 있으니 다른 것이 인상될 여유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환급률이 출산한 장애아가 상금구조라는 혹평이 나온 것이다.

정리해보자. 환급률 70.9%는 세계 경마 시행국 가운데 최저수준이다. 경주 질은 경마 시행의 본질적 목적에 전혀 무관한 경주마를 상대로 바닥 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경마팬 서비스는 재래시장의 수준이다. 축산진흥기금을 납부했지만 그들에게 감사장을 받은 적은 없으며 사회 공익기금을 출연했지만 이 사회는 경마팬을 노름꾼이라 부르며 낙오자 또는 이단자로 분류한다.

이제, 정부는 무지막지하게 걷어간 공제금의 사용내역 결산을 통해  80년이 지난 한국 경마에서 축산진흥의 발전이 얼마만큼 이루어져서 축산 농민에게 실질적인 소득을 제공했는가와 국가 재정에 이바지한 공익의 빛나는 업적을 과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마사회는 재투자를 통한 인프라의 구축으로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제조했느냐는 소비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할 때다. 그리하여 이 같은 공제비율을 유지해야만 하는 당위성에 대해 경마팬과 인식을 같이해야 한다. 그것이 이 사회를 비롯한 모든 경마관계자가 수용할 수 있는 '납세의무'의 본질이다.

세금 징수자가 납세자인 경마팬에게 정체성과 도덕성을 의심받고 당위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경마 조세제도는 실패한 정책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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