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2/11/16)  
 경마와 세금이야기 ③ - 마권세와 사설경마

지난해 10월, 마권세를 전면 폐지한 영국의 요즘 모습을 보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둔데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당초 마권세 폐지운동의 주창자였던 윌리엄 힐 (William Hill -북 메이커 회사)의 브라운 (John Brown)회장이 마권세를 폐지하면 매출의 50%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꿈은 현실이 되었고 폐지 캠페인은 과거의 기억이 되어 버렸다.

마권세를 폐지했더니 전체매출이 47% 증가한 것이다. 깜짝 놀랄만한 결과 앞에 모두가 반신반의했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물론 6.75%의 마권세를 인하가 아닌 전면 폐지함으로써 마권을 구입하는 당사자인 경마팬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되었다. 실질적으로 경마팬에게는 9%의 환급율 인상 효과를 가져 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징수된 마권세를 매출에 대해서만 과세함으로써 북 메이커들은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일종의 부가 가치세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예를 들어 정부의 합법적인 허가를 받아 마권 판매를 대행하는 북 메이커가 10만 파운드의 마권을 판매했고 적중자에게 8만 파운드를 환급했다고 하면 세금의 징수대상은 수익인 2만 파운드에 한정되었다.

영국정부 또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과중한 세금 때문에 인근 유럽으로 영업 거점을 옮긴 북 메이커들을 되돌아오게 했고 장기적으로는 경마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으면서 지위 확립을 도모하게 되었으며 매출 증가의 40%를 차지하는 인터넷에 의한 증가 분이 해외를 통해 이뤄짐으로써 국익을 신장시켰다.

경마가 처음 영국에 등장한 이래 단행된 가장 과감한 조치로 받아들여지는 이번 개혁은 소위 3-WIN정책의 개가로 불릴만하다. 경마팬, 북 메이커, 정부 모두가 기대 이상의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셈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의 국가들이 마권세율의 인하 또는 폐지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하였으며 스웨덴과 아일랜드의 북 메이커 회사들이 아예 거점을 영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결과를 보도한 영국 레이싱 포스트(Racing post) 애쉬포스 (David Ashforth)기자의 전망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그에 따르면 마권세의 폐지는 영국의 경마팬과 경마 산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인데 첫째가 매출액의 대폭 신장이고 둘째가 외국의 경마팬이 대거 유입될 것이며 마지막으로 사설 경마가 격감할 것이란 지적이다.

필자는 그의 전망에 동의한다. 특히 마지막의 사설 경마가 줄어들 것이라는 의견은 고맙기까지 하다. 우리에게도 문제가 되고 있는 사설경마는 그 폐해에 대해 우려의 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체 경마 매출액의 30%이상을 잠식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커져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이의 근절을 위해서는 일선 검,경과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조세 포탈범에 해당하는 이들을 적발할 경우에는 포상과 고과점수를 부여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고, 경마 관련 범죄의 경우 경찰의 다른 범죄 해결 실적의 절반정도밖에 고과점수를 인정받지 못하는 제도를 개선하여 적발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도 있을 것이며, 처벌을 강화하여 아예 시작할 엄두를 못 내게 하는 범죄 예방의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설경마가 존재할 근거를 만들어주지 않는 여건 마련이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낮은 환급률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의성이 사설경마가 성행하는 근본적인 이유임을 모르지 않는다면 영국의 경이적인 사례를 통해 인식의 전환을 모색해볼 일이다.

경마 종주국, 영국의 개혁이 존경스럽고 그 땅에 살고있는 경마팬들이 한없이 부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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