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2/12/14)  
 경마와 세금이야기 ④ - 특별소비세와 이중과세

바보 같은 얘기지만 과천 경마장을 찾는 사람들은 입구에서 800원 짜리 입장권을 반드시 사야한다. 그래야만 입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입장권에 붙는 세금이야기를 해 보자.

한반도에 경마를 이식시킨 일본은 1938년 중일 전쟁 당시 전시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조선입장세령'이란 것을 만들었다. 극장이나 씨름판과 마찬가지로 경마장을 제 1종으로 분류하여 입장요금의 5%를 걷어갔다. 이후 입장세율은 해방 전까지 대략 다섯 차례의 개정을 통하여 15 ~130% 사이를 유지했으며 해방 이후에는 입장세법에 의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입장료 800원에는 특별소비세(이하 특소세) 500원, 교육세 150원, 부가세 72원 해서 모두 722원을 세금으로 납부한다. 나머지 78원이 마사회의 수입인데 이것을 모아서 무료입장자의 세금을 대납해준다. 지난해 특소세는 16억 여원이고 입장료에만 부과된 교육세는 5억 여원이다. 혹시 오해가 있을지 몰라 첨언하면 마권 구매 시 6%를 원천 징수하는 지방교육세의 납부 총액은 지난해 3,610억 원이다.

아마도 이쯤에서 교육세를 두 번이나 걷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경마팬도 있을 테고 경마장에만 오면 남발하게되는 욕지거리가 이미 튀어나온 분도 있을 게다. 이는 동일한 과세대상에 대하여 중복 과세하는 명백한 이중과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약에 가입하여 외국과는 이중과세방지조약까지 체결하고 있는 정부가 경마판에서는 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특소세다. 이는 특정한 물품과 특정한 장소에의 입장행위 및 특정한 장소에서의 유흥음식행위에 대하여 부과하는 세금이다. 특정한 장소 즉, 경마장에 입장하니까  이 세금의 적용을 받는다는 얘기가 된다.

프로 야구장과 축구장, 농구장 등은 일종의 행위규제세를 지칭하는 이 세법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 승마경기장도 마찬가지. 이는 경마가 국민체육진흥법에 육성 지도되어야 할 여가 체육으로 규정되었음에도 세무당국에 의해 유별난 종목으로 판정받은 셈이며, 경마장을 찾는 사람은 모두 마권을 구매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특별(?)대접을 받는 것이다. 특별대접이란, 마권 구매행위는 당연히 규제를 받아야 하며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한다는 전제를 포함한다.

그렇다면 가족과 나들이를 와서 경주 장면을 관람만 하는 경우에도 과세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적용이 된다. 속성상 스포츠와 갬블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경마의 경우, 세무당국자는 일률적인 잣대만으로 편하게 계산한 셈이 된다. 단순 관람객에게는 면제를 하는 것이 또는 그렇게 예측하여 조세 기준을 정하는 것이 정수(正手)인데도 세수확보와 징수의 편의만을 위해 악수(惡手)를 두고 있는 셈이다.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 94년 개장한 경륜장의 경우는 특소세를 부과하지 않다가 6년이 지난 2000년부터 200원을 징수하고 있다. 경정의 경우는 현재 입장료를 200원에 판매하지만 이 수입은 전액 장내질서 기타비용에 쓰이며 세금은 한푼도 내지 않는다.

미국은 뉴저지주에서만 5센트의 지방비용기금(Local expense fund)을 징수할 뿐 세금이 없으며 프랑스는 부가세가 부과되었으나 그것마저 96년에 폐지되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아예 입장료도 입장세도 없다.

마권 구매행위가 배제된 일반적인 경마 관전은 축구나 야구를 관람하는 행위와 전혀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마권 소비행위가 없는 곳에 특소세를 부과하는 것은 소득 없는 곳에 세금 없다는 과세논리에 맞지 않기 때문에 폐지되어야 마땅하다.

오해의 소지가 생길 정도로 복잡하고 종류가 많은 우리의 경마관련 세금 중에서 경마장의 입장을 규제하고 억제하려는 명목으로 입장 금액의 절반이 넘는 500원을 특소세로 부과하고 거기에 교육세를 이중 과세하는 것은 조세평등의 원칙을 무시하는 조직적인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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