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0/04/11)  
 폐출혈 발생마 이렇게 하자

경주 중 달리는 말에게 폐출혈이 발생하면 말에겐 심각한 경주장애를 가져온다.
기도가 막히거나 심장파열로 즉사할 수 있으며 급격한 경주능력의 저하는 착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데, 자신이 선정하여 구매한 마필이 경주 중 폐출혈을 일으켜 입상권에 근접조차 못했을 때 경마고객들은 자신의 불운으로 돌릴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발주 이후의 폐출혈 발생마에 대한 환불 조치 규정은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만 폐출혈 발생건수는 지난 3월까지 총 256경주 중 29건이었다.
총 3회 발생으로 경주로를 떠난 경주마도 베뮤다 등 모두 4마리에 이르렀다.

폐출혈 발생 전과기록 보유마를 상대로 한 우승마 선정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능력마여서 입상이 가능해 보이는 말일 경우에는 더욱 고민하게 된다.
재발시기는 예단할 수 없으며, 3진 아웃으로 퇴출의 위험을 감수하며 전력질주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은 도박에 가깝다.
지난해 3진 아웃 당한 왕년의 대상경주 우승마 "아침누리"의 조교사는 항상 어린아이를 물가에 내놓는 심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폐출혈 상습전과마에 대해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같이 3회, 미국은 48개 시행체 가운데 19 시행체에서 3~4회의 경우 퇴출 시키고 있다.
이 규정의 목적은 고객의 피해를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임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우 절반에도 못 미치는 19개 시행체만 퇴출을 강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폐출혈 치료제에 있다.
퇴출만이 능사가 아니라 폐출혈을 사전에 방지하는 노력의 결과로 위와 같은 후한 제재가 가능한 것이다.

미국내 허용약물 규정과 정책을 보면 48개 시행체 가운데 경마의 본산인 켄터키를 비롯해 39개 시행체가 Lasix의 투여를 허락하고 있다.
폐출혈 방지를 위한 이뇨제 성분으로 알려진 Lasix를 250mg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뉴져지, 펜실바니아, 웨스트 버지니아의 경우는 500mg 까지 인정한다.
더 나아가 Lasix허용 시행체 가운데 14개 시행체는 Lasix뿐만 아니라 Estrogens, Premarin, Edacrine등의 폐출혈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약물의 투여까지도 합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발주 3~4시간 이전까지 투약을 마쳐야 하고, 출마투표시 서류로 신고해야하며, 시행체는 출마표에 이를 공지한다.

지난 20여 년간 폐출혈 경주마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펜실바니아 대학의 C.Sweeney 교수는, 경주 중 빠른 속도로 달리기 위해 호흡이 커질 때는 작은 혈관들이 파괴되어 경주마의 약 86%가 폐의 기도로 출혈이 발생한다고 조사 보고했다.
또한 최초의 출혈에서 경주마는 별다른 영향을 받진 않지만 혈액이 폐의 기도에 존재하는 세균성장에 영양소가 됨에 따라 점차 폐렴과 흉막염으로 발전하고 경주가 계속되고 출혈이 지속되면 폐는 경주에 적합하지 않은 형태로 변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역시 폐출혈 발생원인에 대한 규명은 미제로 남겨 놓았지만 경마장에서 Furosemide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폐출혈 예방의 효과를 확신시켜주며 이 같은 노력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경주능력의 향상을 위한 약물투여는 "경마와 생산에 관한 국제협약" (IABR) 제6조를 통해 전세계 경마시행체가 강력하게 규제하는데도 불구하고 폐출혈 예방을 위한 약물의 투여에 미국경마가 자유롭고 대범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전술했듯이 경마고객이 부담해야 하는 선의의 피해를 줄여보자는 고객서비스 정신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보다 정상적인 상태로의 환원 또는 상황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약물치료의 도움 없이 호흡조차 곤란한 말에게 자신의 최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경마인의 가혹한 독단이며 경주에 출주한 경주마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적의 조건과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은 시행체의 당연한 몫이다.

우리도 폐출혈 예방 치료제의 사용을 고려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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