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청수(2003/05/10)  
 [기획연재]馬主를 말한다 ① - 개인 마주제의 탄생 배경



우리 경마가 단일 마주제에서 개인 마주제로 전환된 지 10년째가 되는 요즈음 경마계 안팎에서는 공과를 따져보며 정리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전과 비교하여 무엇이 달라졌고 현 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성찰과 개선대책은 무엇인지 우리도 하나하나 살펴보고자 한다.

93년 8월 14일, 혹서기 휴장을 끝낸 과천 경마장의 예시장 잔디에는 붉은 색 꽃으로 "새출발-개인마주제-공정경마"라는 글귀가 아로새겨져 있었다. 마사회 대강당에서는 마주제 전환 기념식이 열렸고 제 1경주를 기념경주로 치렀다. 이 날은 경마 시행체인 마사회가 마주를 겸하는 시행체의 독점 마주제로 경마를 시행해 온 지 22년 만에 개인 마주제를 다시 채택한 뜻 깊은 의미를 갖는다.

시행체의 독점 마주제는 세계경마 시행국의 전례에 비추어봐도 유례가 없는 제도였다. 72년 당시 독점 법인마주(덕마흥업주식회사)체제의 부작용과 적자 운영의 쇄신을 위해 민간 자본의 경주마와 시설 일체를 마사회가 반강제적으로 인수하여 이어져 온 이 제도의 특징은 조교사, 기수, 마필관리사 모두가 경마의 공정성을 감독하는 재결위원과 마찬가지로 마사회의 직원 신분이었으며 경주마 역시 시행체의 소유였다는 점이다.

마주 제도의 형태가 반드시 공정성의 신뢰도를 좌우하지는 않지만 시행체와 마필 소유가 분리되지 않은 현실은 공정성에 대한 객관적 신뢰도를 매우 낮게 가져갔다. 또한, 우수 경주마의 확보에 대한 요청이 절실하지 않은 까닭에 소유자 사이의 경쟁심 유발이라는 경마의 고전적 메커니즘은 존재조차 아니했다. 오랜 기간 경주 질의 향상은 뒷전이었고 우수한 말의 도입이나 생산은 거의 없었으며 그저 때가 되면 판만 벌이는 무사안일의 세월이었다.

80년대 초반 당시 이건영 마사회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개인마주제로의 전환은 자신의 공식적인 약속임을 누차 확인했지만 약속 이행에는 10년이 걸렸고 그것도 다른 사람에 의해서였다. 거슬러 올라가 70년에도 개인 마주제 실시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덕마흥업과의 이해관계로 연구 없이 중단되었고 72년 덕마흥업을 인수하여 단일 마주제가 된 이후에도 경마사업의 부진으로 마주의 수익성이 미흡하다고 판단하여 전환을 유보했다. 79년에는 80년 ARC서울 총회를 앞두고 '일반마주제 시행 준비위원회'까지 구성했지만 역시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며 없던 일로 해버렸다. 82년에도 '제도전환위원회'를 구성했지만 시기상조라며 올림픽 이후 과천에 가서 검토하자고 덮어 버렸다.

이 같은 개인마주제 불가 논리는 20여 년 동안 마사회 내부적으로 힘을 얻고 있었다. 그 이유로는 첫째, 마주의 경마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명예보다는 이익만을 추구할 경우 과다한 상금 요구 등으로 분쟁의 요인이 있으며 이는 경마시행의 지장을 초래할 것이고 둘째, 경쟁원리에 의해 적자 마주가 발생할 경우 그들은 부정한 방법에 의한 이익을 추구할 것이므로 이는 경마의 공정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았다.

결과적으로 적중한 이 예측은 개인 마주제의 방어논리로 무장되어 기존의 제도를 유지하는데 급급한 원군(援軍)으로 작용하며 제도전환의 결정은 계속 망설여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교사, 기수의 면허권을 움켜쥔 마사회가 마필 배급의 운용권이라는 독점적 지위의 막강한 권력을 개인 마주에게 양도하길 전혀 원치 않았으며 마주협회라는 이익단체의 발생을 꺼렸던 속사정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회 일반에 경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파급시켜 경마 대중화의 저해 요인으로 낙인 받아 온 단일 마주제는 국회나 정부 기관 및 언론의 비판과 전환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외면만 할 수 없었던 마사회는 91년 신임 경영진의 교체를 계기로 재검토에 착수했고 공정성의 확보가 시급하다는 '마주제 개발실'의 용기 있는 진언을 결국 받아들였다. 변혁은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고 번번이 중도에 좌절되기만 하던 전환계획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을 다음 해에 맞이하게 된다.<계속>







8  '무파싸'와 '고천암'     장청수 2005/01/29
7  [기획연재]馬主를 말한다 ② - 개인 마주제의 탄생 배경     장청수 2003/05/24
 [기획연재]馬主를 말한다 ① - 개인 마주제의 탄생 배경     장청수 2003/05/10
5  seabiscuit – 인간 구원의 메시지     장청수 2004/03/20
4  ICSC를 아십니까     장청수 2004/07/03
3  9시 5분전 뉴스     장청수 2003/10/18
2  2004는 희망이어라     장청수 2004/01/10
1  1566-9900     장청수 2004/05/15

[1][2][3][4][5][6] 7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