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목불인견
작성자 마논탄토 등록일 2005-07-03 11:15 조회수 210 추천 1
[마장보기]로 스트레스를 풀고
난장판이 파하고 나면 이슬에 겹살을 음미하며
누구도 말릴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한 동병상련의 [전사]들과
허무한 무용담을 주고받는 재미를 구가하기 위해
하반기 첫장이었던 7월2일 토요일 본장을 찾았었다.
비도 많이 왔고 날씨는 습하고 주로환경은 [불량]일 것 같아
'저비용 고효율' 트렌드 베팅전략을 가다듬고
엊그제 주행검사를 통과한 넘이 기둥마로 잡혀 절라 팔렸던
말사의 마수걸이에 배추잎 3개를 시주하고 발주대 진입 전
七과三들의 워밍업 모습을 관찰했었다.
만선만세와 승태의 워밍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참에 꾼들의
예단이 귓속을 파고들었다.
"한국경마는 '뎅마'노름이여, 주로가 논바닥으로 변하기도 하는
장마철엔 더욱 그려...도주, 선행마를 중심으로 엮어야 혀..."
발주가 지연됐다. 카메라는 발주 요원들이 발주기를 점검하고 있는
광경에 초점을 맞춰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조바심을 치게 만들었다.
한 참을 지켜보다 못한 성질 급한 사람들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주말마다 고리 엄청 떼면서 발주기 좀 새 걸로 교체하지...고리는 어디에
쓰는거야...첫판부터 석 죽여놓네...씨바랄 것들이.."
발주는 예정시간을 무려 10분 가까이 넘겨 이뤄져 쩜배당을 형성했던
안쪽 게이트 기둥마가 실패하는 결과로 종료됐으나 확정싸인 불이
켜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뭐여?, 심의경주여?, 심의할만한 사항 없었는디..."
한참만에 아나운서 멘트가 나왔고 일순간 객장은 술렁였고 육두문자가
봇물처럼 터졌으며 쓰레기통들이 다 뒤집어지는 난리가 벌어졌다.
'전산장애로 인한 일부 베팅액 미합산'이라는 충격적인 사고는 수많은
고객들로 하여금 쓰레기통들을 뒤집어 파헤치게 만들었고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들었으며 급기야 제주교차 제1경주가 취소되는 사태를
야기했다.
전산장애로 인한 사고와 여파는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갈팡질팡 허둥지둥...한마디로 목불인견이었다.
혼돈과 혼란의 빌미를 제공했던 아나운서의 멘트와 거듭된 사과,
30분을 훌쩍 넘겨 화면에 등장한 책임자급의 사고경위 설명과
경마시행규칙에 근거한 사고처리와 사과말씀은 사고 후 시행체의
대처가 어떠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게 했다.
수십억의 기막힌 돈들이 걸리는 이해관계가 첨예한 겜블산업의
가장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인 전산시스템의 장애를 불가항력으로
해명하고 거듭된 사과만으로 일단락을 짓고 덮어버려서는 안 된다.
재발방지가 아니라 경마시행 규칙을 뜯어고쳐 단 돈 백원의 베팅액이라도
미합산될 경우 경주 자체를 불성립시켜야 마땅하다.
왕처럼 모셔야할 수많은 고객들이 자존심을 구기며 가래침에 콧물,
먹다버린 커피, 음료 등이 뒤범벅이 된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통을
뒤집어 파헤치게 만드는 경마시행체가 지구상에 있었는지 묻고 싶다.
한국경마의 국제적 위상을 한층 제고하는 계기가 됐다고 주창하고
주말마다 장내 방송을 통해 재방송하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던 게
엊그제 일 아니었던가.
전산시스템의 불안정, 새로운 시스템으로 교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언제까지 이해를 구할 것인가?.
전산발매시스템의 교체와 새로운 시스템도입은 진정 고객편의 증진을
위해서인가?. 연간 매출이 7조원에 육박했던 시절의 전산발매시스템이
얼마나 낙후된 것이고 고객들의 이용이 얼마나 불편했는지 모르겠으나
돌이켜 보면 큰 불편이 없었다.
12개 경주 편성 시행을 위해 가뜩이나 빈약한 자원을 분할, 가까스로
짜맞춰, 예시전에, 윤승 중에, 발주기 진입전에 아픈 넘 제외돼 연승식도
무산시키고 베팅가치를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치게 만들어 황당함을
금할 수 없는 실정이고 발주전에 목사리가 끊어져 먼저 진입한 넘들
진을 빼놓는 넘들이 한 둘이 아닌데...
발매시스템만 첨단화하면 소가 웃고 말들이 웃지 않겠는가?.
누군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때까지 구녕당 백원씩 집어넣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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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확 해소하러 갔다가 되레 엄청 받았던 넘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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