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도 많고 말(言)도 많은 한국마사회. 연간 매출 4조원을 육박하는 공조직에는 지금 폭풍전야의 고요한 분위기가 짙게 깔려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방만한 경영에다 문제많은 조직으로 질타를 받은 뒤 전임 서생현 회장이 임기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기 때문이다.
후임회장으로 정치인 출신 윤영호 민주당 청송.영양.영덕지구당위원장(60)이 보름 전에 부임했다. 직원들은 새 회장이 어떤 개혁을 펼칠지 주시하고 있다.
윤회장이 30일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윤회장은 보름 만에 웬만큼 업무파악을 한듯 마사회 현안에 대해서 소신을 거침없이 밝혔다. 그는 우선 사회적 관심사인 공기업 구조조정과 관련, "마사회도 예외일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인력 감축은 가장 손쉬운 구조조정 방법이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두고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저비용 고효율 구조로 개편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마사회를 경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사회의 발전방향에 대해 "카지노, 경륜, 경정 등 경쟁산업의 도전이 거세지고 있어 경마의 부정적 인식을 바로잡아 온국민이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공기업이 잘못되면 국가와 국민에 대한 배신"이라면서 "전직원이 책임감과 도덕성으로 무장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양 출신으로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한 윤회장은 ROTC 1기로 임관, 육군 소장으로 예편한 뒤 남해화학 사장,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11월15일 한국마사회장으로 임명됐다.
권부원 기자wo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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