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는 유승국회장이 취임한 작년 1월 이후 대대적인 정화작업에 착수,부정경마와 연루된 조기단 소속의 조교사와 기수를 33명이나 적발해 형사고발 또는 징계조치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그러나 유독 지난달 26일 자살한 조교사 최연홍씨(51)에 대해서는 비리사실을 알아내고도 아무런 제재조치를 취하지 않아 마사회 내부의 누군가가 최씨의 조직적 비리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은폐 또는 묵살해 최씨를 비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씨는 조기단 부단장으로 사실상 조교사와 기수들의 리더 역할을 해왔다는 게 경마장 관계자들의 일치된 진술이어서 이같은 의혹을 더욱 짙게 해주고 있다.
마사회는 작년초 경마부정을 막기 위해 과거 보안실 기능을 확대개편한 회장 직속기구로 공정관리실을 설치하고 중요 정보 를 수시로 파악,내사해 왔다.
그 결과 작년의 경우 조기단원 22명이 우승마 정보제공,금품 및 향응수수 등을 한 사실이 드러나 그 중 20명은 면직 또는 해고됐고,2명은 징계를 받았다.
올해에는 11명이 적발돼 4명은 면직 또는 해고,2명은 징계조치 됐으며 5명은 징계위에 계류중이다.
그럼에도 마사회 공정관리실은 80년 초부터 경마정보 누설로 한차례 면직되기도 했던 최씨에 대해서는 최근까지도 경마꾼들과 접촉,말썽을 빚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도 아무런 제재절차를 밟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최씨는 뚝섬경마장 시절부터 큰손 들과 만나왔고,구속된 전 영동백화점 사장 김택씨(34)로부터는 우승마 정보제공의 대가로 90년엔 그랜저 승용차,91년 4월엔 1억원을 받기도 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씨는 조교사로는 으례적으로 그렌저승용차를 타고 다녔다.
최씨 소유의 경기2 두5012호 회색 그랜저 2.4는 90년 11월22일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유 회장은 이같은 내용을 보고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관리실은 비리정보를 입수할 경우 다른 임원을 거치지 않고 부회장,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게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마사회 감사실은 2일 공정관리실이 비리정보를 내부에서 묵살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경위 조사에 들어갔다.
마사회의 한 전직 간부는 "최씨는 경마장 주변에서 연홍이 라는 애칭으로 불렸고 경마꾼들은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정도"라며 "그만큼 경마비리에 관해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살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형균-윤정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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