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마사회장에게 바란다 -취임 6개월에 즈음하여
우리는 지난 1월5일 '신임 마사회장에게 바란다'는 성명을 통해 부임 축하와 함께 우리경마의 발전을 염원하는 육성(肉聲)을 발표한 바 있다.
정확하게 반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한국마사회에 마사회장이 재직 중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취임 후 불과 한 달도 못되어 발생한 1.30전산 파동의 수습과정에서 보여준 처리매뉴얼과, 관리사 노조 파업사태에서 보여준 보신주의와, 경마중단사태에서 드러난 뒷짐지기는 한마디로 그의 능력이 거대 공기업을 이끄는 수반이라기 보다는 가내 수공업의 책임자가 어울린다는 지적에 우리는 동의한다.
중대한 사태임에도 전면에 나서 사태해결을 진두지휘하는 참 군인의 모습은 볼 수 없고 회장실에 안주하는 배후의 권위의식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경마중단을 항의하는 고객대표들이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본관으로 찾아갔을 때 이를 제지하던 청원경찰이 회장실의 문패를 몸으로 가리고 막아야만 했다는 증언은 그가 진정 이 나라의 국토와 국민을 지키는 장군이었는가를 의심하게 한다. 무엇이 두려워 경마시행체의 최고 책임자가 경마고객을 피해야만 했는가.
서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정직, 성실, 최선을 당부하며 근검절약을 강조한바 있다.
하지만 그의 경영이념은 어떻게 성과(成果)하고 있는가?
미국의 경제 격주간지 'marketing news'는 최근 분석기사에서 '달라진 경영환경 속에서 CEO의 성패는 취임 후 90일간 무엇을 했느냐로 결정된다'며 성공한 CEO의 특징을 소개했다.
성공을 보여준 위대한 CEO들은 비용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만 비용삭감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유혹에 빠지지는 않으며, 경영팀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는 모든 회장들은 최고의 인재를 뽑는 과정에서 자신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채용한다는 것이다.
절약이 미덕이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그 가치는 인정되지만 절약만이 전부는 아닌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더욱이 마사회는 적자에 허덕여서 반드시 이윤을 추구해야만 하는 기업이 아니다.늘어만 가는 경마 인구와 폭발적인 매출액의 증대에 발맞추어 고객제일의 경영이념과 공익사업의 확대방안이 요구되는 공기업인 것이다.절약과 근검이 제일의 경영이념이라는 그의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무지의 어리석음이다.
우리는 격변하는 21세기 디지털 혁명의 시대에 트랜지스터 회장에게 경마 발전의 중책을 맡기고 있는 셈이다.
또한 개혁의 칼날을 앞세우고 과천에 입성한 그가 보여준 개혁의 참신함은 아무 것도 드러난게 없다.몇 차례의 회견을 통해 드러난 그의 경영관은 전임회장의 그것과 다를게 하나도 없다.
그가 지난 6개월간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다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경영, 경마팬 중심의 경영 실천,경마시행의 공정성 확보라는 명제는 경마장 출입 1년 이상의 경마팬이면 지겹도록 들었던 레퍼토리이다.
몇 십년간 반복되어온 위의 과제는 차라리 캠페인 구호에 가깝다.
경마팬 중심의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는 자가당착에서 깨어나길 바란다.
전시행정위주의 매점 식당의 가격 인하지시, 화장실 환경개선, 입장시 경마종사자 인사등을 갖고 대 고객서비스가 개선되었다는 자화자찬 또한 자제해주기 바란다.
단일 경마장 규모로는 세계 최고의 매출액을 올려주는 우리 경마고객들이 비좁은 통로에 신문지깔고 앉아 이리 저리 채이는 모습을 마사회장은 본적이 있는가.
한번이라도 시원한 회장실에서 내려와 본장 1,2층의 무더위 속에서 매출액 증대를 위해 악전고투하는 경마팬의 불편사항을 점검해 본적이 있는가?
그가 그토록 위한다는 경마 고객이 '경마발전위원회'의 말석(末席)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현 상황에서, 고객제일의 경영이념은 거대 공기업의 헛소리임을 재확인하며 한국경마 80년이 부족해 아직도 자신들만이 경마발전을 책임질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고 믿는 권력의 횡포에 분노한다.
7월 개각에 그가 포함될 것이라는 유력한 소식에 우리는 분노와 함께 환영의 기쁨을 감출 수가 없다.그가 지난 6개월간 보여준 보신주의와 무사안일이 영전을 위한 몸짓이었다는 기만에 분노하며 도대체 득이 되지 않는 그의 능력과 낙하산 식솔들이 사라진다는 기대에 개각을 손꼽아 기다린다.
공정경마운동연합 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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