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7경주 8번마 뭉칫돈, 공정관리팀 본체만체…
마사회 공정관리팀이 경마 초보자가 봐도 감지되는 배당판의 의혹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조사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아 직무유기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13일 일요 7경주를 살펴보자. 예상인기도 5~6위권의 8번 선봉대장이 배당판이 열리자마자 연승식 배당률 1.0을 형성하더니 마감 7분 전까지 줄곧 1.0을 유지했다. 누군가 8번마에 뭉칫돈을 베팅했다는 증거. 혹시나 하는 심정에 배당판의 바람을 좇아 8번마에 추종투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8번마의 최종 연승 배당률은 2.0. 원탁(1.3) 씨즈메리(1.7)에 이어 세 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선봉대장이 과연 3위 이내로 들어오느냐가 많은 사람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경주가 시작됐다. 놀랍게도 선봉대장은 씨즈메리에 이어 당당히 2위로 들어왔다. 8번마에 수천만원의 뭉칫돈을 베팅한 세력이 어디선가 쾌재를 부르는 순간. 초구배당에서 불기 시작한 배당판의 바람이 근거없는 엉터리 바람이 아니라 믿을만한 정보를 수반한 진짜 바람이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놀라운 것은 경주가 끝난 지 사흘이 지난 16일까지도 보안팀에서는 이런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배당판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어느 매장에서 8번마에 이처럼 초구 거액베팅이 이루어졌느냐”는 질문에 보안팀 관계자는 “그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고 태연스럽게 답했다. 부정경마 색출을 담당하는 실무부서 관계자에게서 나온 답변이라고는 도저히 믿기 어려웠다.
한술 더 떠 이 관계자는 이날의 배당판 의혹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하긴 배당판 한번 살펴보지 않아 누구나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상조차 파악하지 못했으니 무슨 조사를 하겠는가.
이날의 의혹은 분명히 밝혀져야 한다. 어디선가 얻어낸 소스(정보)를 이용해 작전세력이 배당판을 조종하고, 해당 마필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입상을 하고, 불순한 세력은 거액을 챙기는 일이 경마장에서 반복되는 한 경마의 미래는 없다는 사실을 경마관계자들은 유념해야 한다.
노영필 기자 hope@daily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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