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예기수 선발제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한국마사회(회장 윤영호)는 1992년부터 500승 이상 거둔 기수들을 대상으 로 3단계 심사를 거쳐 영예기수를 선발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1단계 기본요건(통산 500승, 기승횟수 3000회 이상)을 갖춘 기수들을 대상으로 2단계 다면평가를 거쳐 3단계 영예기수 선발위원회에서 최종심사를 하는 방식이다. 언뜻 복잡한 절차와 과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합리적인 방식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모순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경마 시행체인 마사회에서 영예기수를 선발하기 때문에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영예기수는 프로스포츠로 치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선수(지도자나 해당종목에 크게 기여한 사람도 선정하는 경우가 있다)에 해당된다. 프로스포츠에서 영예기수 선발은 대개 언론에 맡겨진다 . 시행체는 주관만 한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마사회는 제도 주관에서부터 대상자 선정까지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한다 . 이러니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는 게 당연하다.
이에 대해 마사회는 경마팬 심사와 같은 2단계 다면평가를 통해 공정성을 기했다는 입장이다.
마사회의 주장대로 2차 심사의 공정성을 인정한다손 치더라도, 마사회 고 위 간부들이 하는 최종 3차 심사는 공정성과 분명한 거리가 있다. 선발위 원들의 주관적인, 심지어 자의적인 판단에 의해 점수편차가 크게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심사결과가 3차 심사의 자의성을 잘 보 여주고 있다. 동일 대상자를 놓고 9명은 10점만점을 주는데 한 명은 2점을 준다는 것은 누가 봐도 수긍하기 어렵다.
현역기수를 선발대상으로 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프로스포 츠에서는 ‘명예의 전당’ 회원 투표를 대상자가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 실 시하고 있다. 현역선수와 명예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마사회는 이제 조교사 면허시험 면제특권이 주어지는 영예기수 선발제도에 전면적인 메스를 가해야 한다. 누가 봐도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잣대를 마련해 영예기수를 진정한 영예기수로 만들어야 한다.
굳이 현역기수를 영예기수로 만들기 원한다면 명칭을 바꾸는 것도 심각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영예기수 선정은 500승을 올린 기수에 대한 포상이나 훈장 차원이었지, 진짜 영예로운 기수를 뽑는 것은 아니었 기 때문이다.
한 경마전문가는 “영예기수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놓고 현역기수에게 고매한 인격과 도덕성까지 갖추기를 요구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다”며 제도 변경의 필요성을 촉구했다.
일간스포츠 2003-05-23 11:5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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